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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文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 재계반응]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기대감’, 적폐청산 굳은의지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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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털어놓은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에 기업인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지난 2년간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에 대해 속도조절을 시사하는 듯한 언급에 기업인들은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온 적폐청산의 의지를 분명히한 데 대해선 긴장감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진행된 대담 가운데 경제 현안의 질문은 최저임금과 일자리, 대기업 정책 등에 집중됐다. 이 중 특히 주목을 받은 부문은 최저임금이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어느 정도 속도조절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2년간 꽤 가파르게 인상됐고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부담을 주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우리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선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정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게 돼 있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공약에 얽매여서 그 속도로 인상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업인들은 최저임금의 부작용에 대한 현실 인식에 기대감을 표했다. 재계단체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제도 변경에 대해 속도와 방법 등 충분한 고려 없이 추진된 측면이 크다”며 “특히 기업의 지불 능력을 넘어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고용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라도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에 대한 조속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었던 최저임금에 대해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하신 대목에서 2020년 1만원 공약이나 출범초기 소득주도성장기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인 경제운영이 이뤄질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기업관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렸다.

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대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그 다음 또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이 부회장에 대해선 “재판은 재판이고 경제는 경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단체 관계자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투자와 일자리, 그리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는 정부와 기업이 하나라고 강조하신 점에서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기업을 힘들게 한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에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순식 기자/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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