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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신동준의 전술적 자산배분] ‘미중 무역협상’ 시나리오·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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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법 개정 여부 관심…시장 충격 확대는 모두 부담

헤럴드경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8일 밤, 미국 무역대표부 (USTR)는 온라인 관보를 통해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제는 관세 인상의 현실화 가능성을 고려하여 향후 전개될 방향들을 점검해 봐야 한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9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을 방문하여 무역협상에 나선다. 협상 기한을 감안하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처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관세 인상을 예고했을 때만 해도 이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위협 정도로 평가됐지만, 금융시장은 이후 시간이 다가올수록 관세 인상의 현실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월요일, 중국은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을 인하했고, 달러 대비 위안화의 고시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더 높였다.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 중국의 당 기관지들은 대화가 중요하다면서도 국가의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동시에 밝히고 있다. 지준율과 위안화 절하를 통해 관세 인상의 충격은 완화하면서 정치적으로도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류허 부총리의 방미 일정을 재검토한 후 당초보다 하루 미룬 것 역시 미국의 시간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주 베이징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해외기업의 기술 강제이전 방지 등 당초 합의했던 내용을 되돌리려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를 담은 무역협상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5월 9~10일로 예정된 무역협상의 관심은 중국의 지식재산권과 기술 강제이전 방지 등의 자국법 개정 여부로 집중된다. 지식재산권 등의 문제는 양국이 큰 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의 목표가 자국법 개정 불가로 선회한 것이라면 무역협상 이후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위험이 있다.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협상 결렬과 함께 관세를 25%로 인상하면서 나머지 3250억 달러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이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한까지 설정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해종합지수는 5월 6일에 이어 2차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2710pt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부정적인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시장 충격이 확대된다면, 작년 말처럼 역설적으로 양국은 빠르게 협상을 재개할 것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물가와 주택가격이 반등하면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바뀌었다. 경기부양 여력도 상당 부분 소진됐고 부채는 더욱 늘었다. 만약 작년처럼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수출주도형 민간기업이 더 타격을 받는다면 중국 정부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인 고용시장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미국도 올해 중반부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베이 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필요하게 경기우려를 높이고 장기화할 필요가 없는 시기라는 의미다. 즉 시나리오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이는 오히려 양국을 빠르게 재협상 테이블로 이끌게 되면서, 중국은 지식재산권과 기술 강제이전 등에 대한 기존의 합의를, 미국은 중국의 관세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국이 최종 합의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식재산권과 기술 강제이전 등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이라면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시나리오지만, 자국법 개정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전격적으로 전개된다면 오히려 관세를 더 인하하면서 봉합될 여지도 남아 있다. (KB증권 자료 인용)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전략가·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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