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IF] [사이언스 샷] 1억2500만년 전 공룡으로 조류의 진화 원리 밝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키 60~70㎝의 공룡이 앞으로 힘차게 달려간다. 라틴어로 '꼬리 깃털'이라는 뜻의 카우딥테릭스(Caudipteryx)는 다른 종(種)과 달리 몸에 깃털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꼬리 끝에 긴 깃털이 여러 가닥 나 있고, 몸통 양 옆에는 앞발 대신 깃털로 덮인 작은 날개가 있다. 공룡이라기보다 새에 가까운 모습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카우딥테릭스가 새의 진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 칭화대의 자오징산 박사 연구팀은 "약 1억2500만 년 전 살았던 카우딥테릭스가 타조처럼 빠르게 달려가는 동작으로 몸통에 달린 작은 날개를 퍼덕였고, 이것이 하늘을 날 수 있게 한 진화의 첫 단계로 보인다"고 지난 2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에 발표했다.

현재의 조류(鳥類)는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걸은 수각류(獸脚類) 공룡에서 진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룡이 하늘을 날게 된 과정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공룡이 먹이를 찾아 나무 높이 올라갔다가 날개를 펼치며 공중을 날았던 것이 조류로 진화한 계기였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른바 '활강설'이다.

하지만 자오 박사는 새와 신체 구조가 비슷했던 카우딥테릭스에게서 '이륙설'을 지지하는 증거를 얻었다. 카우딥테릭스는 몸집이 작고 뒷다리가 발달해 비교적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연구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1990년대 중국 랴오둥성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가상 공간에 입체로 복원했다. 연구진은 "가상 공룡이 시속 20㎞로 달릴 때 몸통에 달린 양 날개가 크게 펄럭였다"며 "달리면서 몸통에 생긴 진동이 날개로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물 크기와 비슷한 공룡 로봇도 제작해 실험했다. 공룡 로봇을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게 해 날개 움직임을 살핀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자오 박사는 "로봇 실험에서 날개 길이를 길게 할수록 로봇이 더 높이 떠오르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지금의 새들이 점점 날개가 긴 형태로 진화한 과정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