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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밀착카메라] 물 터지고 곰팡이 슬고…새 아파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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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프링클러가 터져 물난리가 나고, 붙박이장에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지난해 입주한 아파트들 얘기입니다.

신축 아파트에서 끊이지 않는 하자 문제를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사전점검 현장입니다.

얼핏 보면 별문제 없는 새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사실 찬찬히 뜯어보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많은데요.

지금부터 몇 군데 집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닥을 두들겨 보니 둔탁한 곳과 달리, 소리가 울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닥 평탄화가 제대로 안 돼 마루가 뜬 것입니다.

[합격. 불합격]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벽은 고르지 않아 벽지엔 주름이 잡혔습니다.

창고 천장엔 금이 가 있습니다.

[김인호/사전점검 대행업체 : 분명 벽면이 불량이었을 텐데 거길 그냥 도배를 한 거예요. 선공정하고 후공정의 협업이 잘 안 되어 있는 경우…]

화장실 세면대는 물을 틀어놓았더니 아래로 물이 새어나옵니다.

세탁실에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고, 고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레는 기분으로 사전점검을 함께 한 입주예정자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입주예정자 : 하자 하나를 고치기 위해서 나머지 하자가 더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사 날짜까지 솔직히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입주한 뒤 발견한 신축 아파트 하자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천장에서 물이 줄줄 흘러 나옵니다.

흘러내리는 물을 쓸어내 보지만, 발목까지 차올랐습니다.

비가 새는 집처럼,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양동이에 받기에 급급합니다.

물이 떨어지는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멈춰 서버렸습니다.

지난해 여름 입주한 수도권의 한 아파트에서 생긴 일입니다.

지난달 20일 이 아파트 내 세 개 동에서 스프링클러가 오작동을 한 것입니다.

모두 다섯 가구에서 스프링클러가 물을 쏟아내면서 침수가 됐고 그 결과 물이 아랫집 등으로 흐르면서 모두 20가구가 피해를 봤습니다.

[주민 A씨 : 스프링클러가 터지는데 벽지 같은 데는 이제 다 뭐 물이 묻었고 아랫집 같은 데는 물이 벽을 타고 천장이며 벽이며 다 젖은 거죠.]

피해 가구들은 집을 비우고 다른 곳에서 지내거나, 아예 이사를 간 경우도 있습니다.

[주민 B씨 : 남편은 일단 스프링클러를 잠갔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혹시나 불이 나면 잠겨 있으니까, 좀 위험하지 않을까…]

입주 초기에도 스프링클러 사고가 있었지만, 입주민들은 시공사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해당 시공사 측은 스프링클러를 교체해 주고, 관련 피해를 보상해주기로 했습니다.

붙방이장 안이 곰팡이로 가득합니다.

유리창은 온도 차이로 맺힌 이슬이 물줄기가 되어 줄줄 떨어집니다.

지난해 말 입주한 충청권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 집은 화장실 천장을 뜯어서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부터 이 아랫집의 천장으로 물이 새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집 말고도 같은 라인에 있는 여러 세대의 화장실을 뜯어봤지만 어디서 물이 샜는지는 여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시공사가 일부 주민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주민 C씨 : 당신들이 관리를 잘못한 거다, 환기를 시켜라, 아파트 내 습도를 뭐 50, 40% 밑으로 내려라. 모든 문제에 있어서 관리 소홀 탓…]

실제 일부 가구는 사비를 들여 수리한 상황.

[주민 D씨 : 하자 때문에 짜증이 나서 아예 리모델링을 해버렸거든요.]

전문가들은 시행과 시공, 하청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아파트 건설 과정을 지적합니다.

[권대중/명지대 교수 : 대기업이 중소기업한테 하도급을 주거든요. 책임의 전가 문제도 있고요. 공정별로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데서 발생하는 하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심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찌 지어질지도 모르는 아파트를 모델하우스 하나 보고 계약금을 냅니다.

정작 건설사가 직접 짓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후분양제 등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해보입니다.

(화면제공 : A아파트 주민, B아파트 주민)

(인턴기자 : 곽윤아)

정원석, 조용희,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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