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째 연봉 1위 양효진, 손가락 수술 후 재활 구슬땀
"올스타 1위·국가대표 활동 등 데뷔 때 상상하던 꿈 이뤄져… 이젠 도쿄올림픽 메달이 목표"
지금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은 충북 진천국가대표 훈련장에서 도쿄올림픽 예선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동의 센터로 네트 앞을 지켰던 양효진(30·190㎝)은 그 자리에 없다.
그는 지난 3월 초 V리그 정규 경기에서 왼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수술을 했고, 보름 전에야 깁스를 풀고 재활에 돌입했다. 양효진은 "이맘때쯤 항상 대표팀 동료와 구슬땀을 흘렸는데, 코트가 아닌 체력 단련장에 혼자 있으려니 너무 낯선 경험"이라고 했다.
"하루빨리 코트 복귀하고 싶어요" -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센터 양효진은 지난 3월 경기 도중 왼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 후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빨리 나아서 코트로 복귀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용인 구단 훈련장에서 양효진이 왼손으로 재활 치료용 고무공을 쥐고 웃음 짓는 모습. /이진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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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은 7시즌째 국내 여자 배구 연봉 퀸이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그는 3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현대건설에 잔류했다. 모 구단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백지수표를 제시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양효진은 "돈보다는 의리였다. 12년 동안 보살펴 준 현대건설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고 했다. 그는 2007년 신인 전체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고 12년 동안 한 팀에서 뛰고 있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만큼 코트에서 플레이로 보답하자는 게 내 배구 철학이에요. 그런데 솔직히 지난 시즌은 개인적으로는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웠어요."
양효진은 지난해 여자부 사상 첫 블로킹 1000개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역대 두 번째 5000득점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소속팀인 현대건설은 2018~19시즌 개막 11연패(連敗)를 당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4시즌 연속 주장을 맡은 양효진은 호통 한 번 치지 않고 꿋꿋이 후배 선수들을 다독였다. 1승도 어려울 것 같던 현대건설은 9승21패, 최하위를 면하며 시즌을 마쳤다.
양효진은 '모범 선수'로 통한다. 평소 모난 행동을 해본 적이 없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국가대표에 대한 사명감도 남다르다.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몸이 성치 않은데도 팀을 위해 뛰다 피로 골절로 코트에 주저앉아 긴급 후송된 적도 있다. 양효진의 이런 모습에 배구팬들은 절대적인 사랑을 보낸다. 양효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자부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했다.
"프로 데뷔할 때 저는 키만 큰 평범한 선수였죠. 그때 한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10년 후 모습을 상상했어요. 올스타도 뽑히고, 돈도 많이 벌고, 국가대표가 돼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는 내 모습! 다 이룬 건가요?"
양효진은 "상상하면 꿈은 이뤄진다는 그 책 내용을 마음에 담아 두고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부정적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요즘 다시 그 책을 뒤적거려 보는 중"이라고 했다. 양효진은 과연 또 어떤 상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까.
"행복하게 사는 게 제 인생 목표예요.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고, 브런치 레스토랑을 차려 누구나 와서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전 선수잖아요? 지난 시즌 망가진 팀을 다시 일으켜 우승도 맛보고,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도 목에 걸고…. 당연히 그게 먼저겠죠?"
[용인=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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