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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이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연장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엘앤피코스메틱 |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연장 불패’ 빨간 바지의 마법이 또 통했다.
김세영(26·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그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잃었다. 1~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81타로 ‘핫식스’ 이정은, 브론테 로(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루면서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첫 홀 버디를 해내면서 둘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10개월 만에 정상에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온 그는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우승까지 순탄치 않았다. 1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고 2번 홀(파4) 역시 보기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3타를 잃었다. 8번 홀(파4)에선 1m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이븐파 공동 20위로 출발해 7타를 줄인 로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이정은이 15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고 16번 홀(파4) 버디를 잡으면서 김세영과 공동 2위를 마크했다. 이정은과 로가 1타 차 앞선 가운데 먼저 라운드를 마쳤는데 ‘빨간 바지의 마법’은 그때부터였다. 김세영은 15번 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에 복귀했지만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놓쳤다. 또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1타를 잃고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최종 18번 홀(파5)에서 투 퍼트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정은과 로가 버디를 놓쳤지만 김세영은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홀 근처로 붙인 뒤 버디를 낚으면서 포효했다.
김세영은 통산 8승 중 4승을 모두 연장전에서 이겼다. 2015년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로 빠졌지만 네 번째 샷을 집어넣어 극적인 파 세이브로 연결한 뒤 박인비와 연장 첫번째 홀에서 샷 이글로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때마다 빨간 바지가 유독 눈에 들어와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수식어도 따랐다. 우승 직후 LPGA와 인터뷰에서 “롤러코스터 같았다. 우승에 가까워졌다가 연장을 치르게 돼 어떻게든 이기자는 생각 뿐이었다. 우승의 원동력이었다”며 남다른 승부사 기질이 발휘됐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 최나연(9승)에 이어 LPGA투어 한국 선수 최다승 5위에 올랐다. 또 김세영의 우승으로 태극낭자는 올해 LPGA 투어 초반 11개 대회에서 6승을 합작했다.
올 시즌 신인상 포인트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이정은은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LPGA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이전까지는 지난달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6위였다. 지난 주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챔피언십을 치른 뒤 미국으로 넘어간 그는 준우승 성과를 내면서 웃었다. 이정은 외에 지은희, 양희영도 나란히 5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에 오르면서 ‘톱10’에 한국 선수 4명이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