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김호철 감독 재심 청구로 대표팀 구성조차 어려운 상황
女대표팀은 본격 훈련 돌입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2020 도쿄올림픽 티켓 전쟁을 앞두고 조직력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브라질리그를 마친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10일 들어오고, 에이스 김연경도 터키리그 챔피언전을 마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남자대표팀은 6일부터 유망주들을 모아 훈련하기로 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6월 대표팀 정식 훈련도 아직 날짜를 못 정했다.
남자대표팀이 이처럼 파행으로 치닫게 된 것은 김호철〈사진〉 감독이 대한배구협회로부터 1년 자격정지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전임감독으로 재임하면서 프로배구 OK저축은행 감독을 맡으려고 시도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이 징계에 불복하고 지난달 29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신임 감독마저 선임하지 못하게 됐다. 국가대표 전임감독 신분으로 프로 구단과 접촉해 도덕성을 비난받았던 김 감독은 "이적을 추진하면서 협회 고위 관계자와 상의했는데, 비난 여론이 들끓자 내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며 "팬들에게 죄송하고, 대표팀을 맡을 염치도 없지만, 실수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재심 청구 이유를 밝혔다.
협회는 2018년 김 감독과 4년 임기 전임감독 계약 당시 '재임 중 프로 구단과 계약 시 위약금' 조항을 계약서 문구에 넣었고,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
세계 24위인 남자배구가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오는 8월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면 된다. 하지만 같은 조에 세계 랭킹 2위 미국,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가 속해 있어 티켓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단 이 대회에서 경험을 쌓아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 때 총력을 다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이 징계를 당하고, 재심까지 청구해 사령탑 선임에 차질을 빚으면서 대표팀 구성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한 전 배구대표팀 감독은 "남자배구는 역량을 다 모아도 도쿄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은데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했다.
[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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