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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IF] 구부리거나 물세탁해도 성능 유지되는 전자 섬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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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구부리거나 물세탁을 할 수 있는 전자 섬유〈사진〉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상에서 입는 옷과 같은 형태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임정아 박사는 "금 성분의 전극 실을 꼬는 방식을 통해 구부리거나 세탁해도 작동하는 새로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12일 자를 통해 발표했다.

조선비즈

/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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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켰다가 끌 수 있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전자 부품이다. 실 형태의 트랜지스터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구조상 흘려보낼 수 있는 전류가 매우 적고 내구성이 약해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평면형 트랜지스터와 똑같은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소재 위에 수직 방향으로 두 개의 짧은 전극 가닥을 올렸다. 이 경우 전극이 반도체에 닿은 부위만큼만 전하가 이동하기 때문에 전류량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반도체 위에 전극을 올리는 대신 두 가닥의 실 전극 표면에 반도체 성질을 가진 고분자 플라스틱을 5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얇게 입힌 것이다. 그리고 반도체 소재로 코팅된 두 전극을 꼬아 단단하게 했다. 이럴 경우 두 실 전극이 반도체 소재를 사이에 두고 닿는 면적이 넓어져 이전보다 더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실 트랜지스터에 실리콘 고무 소재의 보호막을 입혔다. 물에 닿아도 고장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존 실 트랜지스터는 전극 크기가 작아 보호막을 코팅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실 트랜지스터를 1000번 이상 구부리거나, 7mm 굵기 원통에 감아도 성능이 80%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임 박사는 "실 트랜지스터를 실제 옷감에 적용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켰고, 세제를 넣어 세탁한 후에도 기능에 이상이 없었다"며 "인체 신호를 감지하는 스마트 의류 등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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