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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IF] [사이언스 샷] 개미와 딱정벌레, 1억년 前에도 공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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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琥珀) 안에 송진에 갇힌 채 그대로 굳은 딱정벌레 화석〈사진〉이 보인다. 등에는 잘려나간 개미 다리가 붙어 있다. 두 곤충은 무슨 사연으로 뒤엉킨 채 같이 화석이 된 걸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의 곤충학자인 조 파커 조교수는 "9900만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개미와 공생(共生)했던 것으로 보이는 딱정벌레인 '프로미르미스터 키스트네리(Promyrmister kistneri)'의 화석을 발견했다"며 "동물의 공생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화석"이라고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 16일 자에 발표했다.

조선비즈

/미 캘리포니아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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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계에서는 기존 화석들을 근거로 곤충 간 공생 관계는 신생대 에오세(世)인 5000만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화석 발견으로 훨씬 이전부터 곤충들이 공생이라는 방식을 채택했음을 알 수 있다.

개미와 딱정벌레의 공생은 곤충학에서 잘 알려져 있다. 딱정벌레는 개미집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해주는 대신 개미들로부터 식량을 제공받는다. 반날개 같은 종(種)은 개미집에서 살다가 아예 개미와 비슷한 몸 구조로 진화하기도 했다. 개미가 분비하는 화학 물질인 페로몬을 흉내 내기도 한다.

파커 박사는 "다른 화석들을 분석해보면 이 딱정벌레들은 주기적으로 공생 관계를 맺는 개미 종을 바꿔가면서 생존율을 높여온 것으로 보인다"며 "공생 방식은 동물 진화를 통해 처음 등장했는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동물의 진화 속도가 빠르게 일어났던 셈"이라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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