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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시몬스, 유통·판매 개혁 매트리스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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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침대 시장 2위 업체인 시몬스 침대가 가구 업계의 전통적 판매·마케팅 방식을 뒤바꾸고 있다. '본사는 생산, 대리점은 유통'이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본사가 배송망 관리에 뛰어들었다. 또 카드 할부 수수료를 모두 본사가 부담하면서 고가의 침대를 월 10만원 내외에 살 수 있는 지불 방식도 도입했다.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 절벽'에 대비하고, 위기를 기회 삼아 시장을 석권하려는 장기적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 지키는 유통망 강화

시몬스 침대는 최근 '대리점 위탁 운영'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본사가 대리점의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전시품 구매비 등을 모두 부담하고, 점주는 판매 수수료를 받아가는 방식이다. 제품 배송과 설치도 대리점이 아닌 본사가 직접 하는 '직배송'으로 바꿨다. 배송비도 100% 본사가 부담한다. 지난해 이를 위해 경기 이천에 1500억원을 들여 새 공장 '팩토리움'을 짓고, 초대형 물류 시설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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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시몬스테라스 매장에 시몬스침대의 매트리스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시몬스는 이 곳에 매트리스 속 스프링과 내장재를 만져볼 수 있는 '매트리스랩'을 차렸다. /시몬스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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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대리점은 목 좋은 곳에서 재고·배송 걱정 없이 판매에 몰두할 수 있다. 본사는 정확한 재고 정보를 바탕으로 유연한 생산을 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특히 '소비 절벽'이 닥쳐도 밀어내기와 떨이 판매가 벌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몬스 침대는 이 과정에서 대리점의 영업 경쟁력과 신뢰 관계 강화를 위해 전국 대리점 100곳에 3000만원씩 총 30억원의 특별 장려금을 지난해 말 지급했다. 또 월 매출 3%에 해당하는 사은품도 무상 공급하고 있다. 현재 6곳인 위탁 운영 방식 대리점은 상반기 중 15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몬스 페이로 20~30대까지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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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선보인 '시몬스 페이'도 성공적으로 정착 중이다. 수백만원짜리 고급 침대를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살 수 있는 지불 방식이다. 시몬스 침대는 "판매가의 10~20%에 달하는 카드 할부 수수료를 대리점이나 소비자가 아닌 본사가 낸다는 것이 시몬스 페이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시몬스 페이로 250만원짜리 침대 세트는 월 6만9000원에, 500만원짜리는 월 13만8000원에 살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4월 중순까지 3400여 건, 110억원어치가 시몬스 페이로 결제됐다. 전체 고객의 약 30%에 해당한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층도 프리미엄 침대를 살 수 있도록 구매 부담을 낮춘 셈"이라며 "불황기 소비 침체에 대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시몬스 침대는 인력도 대폭 늘렸다. 지난 한 해 전 직원의 4분에 1에 이르는 74명을 채용했다. 전방위적 투자가 늘면서 지난해 시몬스 침대의 영업이익은 2017년의 절반 수준인 11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나 2000억원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안정호 시몬스 침대 사장은 "(단기적 실적보다) 브랜드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ploma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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