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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의 인구가 12년째 자연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작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한 1년간의 출생아는 94만 4천명, 사망자는 136만 9천 명으로 사망자가 42만 5천 명가량 많았습니다. 총인구 역시 8년째 줄어들면서 1억 2천6백여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 감소율도 0.21%로 일본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70세 이상 인구는 20.7%를 차지해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했고 생산가능 인구 비중은 59.7%로 1950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도쿄 도심에서도 골목 곳곳에 문이 굳게 닫히고 편지함마저 막힌 빈집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렇게 버려진 집이 일본 전체로는 820만 채나 됩니다. 7채 가운데 한 채는 빈집이라는 얘기입니다. 도쿄와 맞닿은 지바현 모바라 시는 한때 젊은이들로 붐볐지만 기업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유령도시로 변했습니다. 이미 1974년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떨어진 일본은 1996년부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시작됐습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인구가 감소하면서 1996년 9억 1,531만 권이던 서적 판매 부수는 2014년 6억 4,461만 권으로 29.6%나 줄었습니다. 1994년 6만 421곳이던 주유소는 2014년 3만 3천510곳으로 45%나 급감하는 등 내수가 침체 됐습니다. 이는 대도시로의 인구 이동을 가속화 했습니다. 이 때문에 2040년에는 기초 단체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는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재앙입니다. 일본에서는 병원이나 시장 같은 생활 편의시설이 주변에 없어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지역을 일컫는 '생활사막'이라는 말이 이미 보편화됐습니다. 이 때문에 고령화와 지역 식료품 점포 감소로 식품구입에 불편을 겪는 이른바 '쇼핑 난민'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쇼핑 난민이 전국적으로 무려 6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저출산 고령화로 청년들의 부담은 늘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근로자 수는 2005년 3.3명에서 2015년 2.4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0대 청년 10명 중 3명이 국민연금을 체납하는 상황에서 복지지출을 둘러싼 세대갈등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청년들은 앞으로 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는데 왜 지금 이렇게 열심히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국가부채가 이미 GDP의 240%에 이르는 데다가 인구가 매년 줄어들면서 일본은 사회 통합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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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일들이 더는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은 0.4%로 세계 인구성장률 1.1%보다 낮습니다. 지속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우리나라 인구 중 0~14세 인구비율은 13%로 세계평균 26%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세계 193위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5%로 세계평균 9%보다 높습니다. 순위로 보면 작년보다 5계단 상승한 세계 45위입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28%)이었고, 이탈리아가 24%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앞서 보았듯이 결국 저출산은 저성장과 양극화를 가져오고 사회갈등을 심화시킵니다. 대한민국도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일본과 같은 경로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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