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대한항공 '내부 FA' 단속…삼성화재는 영입 계획 없어
올해 남자프로배구 FA 최대어로 꼽히는 레프트 정지석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지만 남자부 대어급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이동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FA 대상자 37명(남자 25명, 여자 12명)을 공시하면서 2주간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부터는 원소속 구단과 우선협상 없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8일로 FA 협상 열흘째를 맞았지만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뛴 레프트 표승주와 연봉 1억5천만원에 계약하고, FA로 풀린 세터 이나연과 잔류 계약을 한 게 공식 발표의 전부다.
오는 12일 오후 6시로 FA 협상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마감 시한이 나흘 남아있지만, 남자부는 어떤 구단도 FA 계약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FA 최대어였던 전광인이 한국전력에서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기고,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에서 뛴 레프트 송희채를 영입한 것과 달리 올 시즌 이동 폭은 넓지 않을 전망이다.
FA 협상 10일째까지 남자 구단들의 대어급 영입 발표가 없는 이유는 뭘까?
FA 시장의 '빅3'로 꼽히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삼성화재가 '외부 FA'를 영입하는 대신 '내부 FA'를 잡는데 주력하는 데 그 이유가 크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레프트 문성민과 센터 신영석, 리베로 여오현, 세터 이승원 등 우승 주역 4인방이 FA로 풀렸다.
문성민 '역시 전광인이야' |
현대캐피탈은 이들 4명과 잔류하기로 사실상 합의하고, 계약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집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현대캐피탈로선 FA 협상 마감일 직전 한꺼번에 FA 계약을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4명이 모두 다음 시즌에도 뛰고 다른 구단의 선수를 영입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과 신영석, 여오현, 이승원을 모두 잡는다"면서도 "외부 FA 영입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한항공은 FA 최대어로 꼽힌 레프트 정지석을 비롯해 레프트 곽승석, 김학민, 센터 진성태, 세터 황승빈 등 무려 5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들 5명을 모두 잔류시킨 대한항공 역시 FA 협상 마감시한 직전에 FA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대어급 선수들을 잡는데 '실탄'을 쓰는 바람에 다른 구단에서 뛴 선수를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두 구단은 다음 2019-20시즌 남자부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이 26억원인 상황에서 대어급 내부 FA를 잡는 바람에 샐러리캡을 100% 가까이 소진했다.
특히 다른 구단의 대어급 FA는 대부분 보호선수(5명) 외 1명의 보상 선수를 내줄 가능성이 큰 'A급' 선수여서 선뜻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
FA 시장의 큰손으로 꼽혔던 삼성화재 역시 이번에는 세터 황동일과 이민욱, 레프트 고준용 등 '내부 FA 3총사'를 잔류시키는 대신 외부 FA 영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봄 배구'에 실패한 OK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도 내부 FA가 각각 6명과 4명으로 '집안 단속'에 집중할 분위기여서 다른 구단에서 뛴 거물급 선수를 잡을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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