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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제공 | LPGA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퀸이 한국 선수들의 경쟁으로 펼쳐진다. 무서울 것 없는 풀타임 2년차 고진영(24)에 베테랑 김인경(31·12년차) 이미향(26·7년차)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고진영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 위치한 미션힐스 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08타로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첫 날 3언더파로 공동 2위로 출발했지만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그래도 고진영은 “우승이라는 결과에 얽매지 않고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 행복한 골퍼가 되고 싶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3라운드에서는 코스에 완벽히 적응한 듯 첫 10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낚아내며 10언더 파까지 스코어를 줄였다.
하지만 14번(파3), 15번(파4) 홀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잇따라 범해 주춤했지만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기운을 되찾았다. 고진영은 “프론트 나인(전반 9홀)에서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샷을 했다. 미래(결과)가 아닌 현재만 생각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내 스윙을 얼마나 잘 하느냐, 스윙과 퍼팅의 키만 잘 지켜내자고 다짐했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단 두 홀 만에 3타를 잃었을 때에도 “더블보기, 보기했을 때에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직 20홀 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지만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스윙의 키만 생각하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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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사진제공 | LPGA |
2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김인경은 이날 1타를 잃고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고진영과 1타 차밖에 나지 않아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3번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던 김인경은 9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실수를 했다. 기세가 크게 꺾일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10번홀(파4)에서 곧바로 한 타를 만회한 뒤 18번홀(파5)에서 버디 하나를 추가하며 경기를 끝냈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편안한 경기였다. 코스 컨디션이 좋아 즐겁게 플레이 했다”며 “우승도 중요하지만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최종 라운드에 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향은 짜릿한 홀인원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경기 시작 후 1번(파4), 2번(파5)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한 이미향은 6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선두권 추격을 시작했다. 11번홀(파5)까지 5언더파까지 타수를 줄였지만 12, 13번홀(이상 파4)에서 3타를 잃었다. 상승세가 한 풀 꺾일법 한 순간에 그림 같은 홀인원이 나왔다. 17번홀(파3·181야드)에서 5번 하이브리드를 선택해 티 샷을 했는데 그린 위에 떨어진 공이 굴러 홀 컵에 떨어졌다. 볼이 컵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순간 크게 환화하며 폴짝폴짝 뛰어 현지 해설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홀인원으로 기세를 올린 이미향은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 3라운드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핫식스’ 이정은6(23)도 한 타를 줄여 3언더파 213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선두 고진영과는 5타 차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 목표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라 톱5 안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