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 인스퍼레이션 18번 홀 옆 호수
1988년 앨코트 이후 입수 전통 이어
한국 선수 4명 경험...수영장 수준 관리도
1988년 앨코트 이후 입수 전통 이어
한국 선수 4명 경험...수영장 수준 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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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지은이 시상식을 마친 뒤 전통에 따라 캐디와 함께 18번홀 옆의 작은 연못에 뛰어들고 있다. [중앙포토] |
"원래 찬물로 샤워하지 않지만 이런 것이라면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유소연(28)이 이 대회 전통인 우승자의 '호수 입수 세리머니'를 펼치고 한 소감이다. 지난 4일 개막한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예외는 없다. 우승자는 18번 홀 옆에 있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자신은 물론 캐디, 가족, 관계자들과 함께 시원하게 입수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칠 예정이다. 대회 첫날엔 고진영과 김효주가 나란히 공동 2위로 시작하면서 '입수 세리머니' 후보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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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입수 세리머니를 한 우승자 유소연. [AP=연합뉴스] |
ANA 인스퍼레이션만의 독특한 세리머니가 처음 시작된 건 1988년 이 대회 전신인 나비스코 다이나 쇼어에서 우승한 에이미 앨코트(미국)가 시도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앨코트는 우승을 확정짓고 캐디와 함께 곧바로 호수에 처음 몸을 던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앨코트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순간적으로 그 상황에서 입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 순간은 앞으로도 계속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앨코트는 이어 3년 뒤 이 대회에서 다시 우승을 하면서 또다시 '입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앨코트가 두 차례 선보인 '입수 세리머니'는 199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도나 앤드류스(미국)가 바턴을 이어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세리머니 전통이 생겼다.
포피 폰드라는 이름은 14년간 대회 진행 총책임자였던 테리 월콕스의 공을 기려 그의 손주 7명의 별칭인 '포피'를 붙여 지어졌다. 그동안 이 호수엔 22명이 입수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가운데 2001년과 2002년, 2005년에 우승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가장 많이 이 호수에 빠져 '소렌스윔(Sorenswim)'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또 카리 웹(호주)과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2차례씩 우승해 입수를 경험했고, 한국 선수는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 등 총 4명이 우승해 입수의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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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입수 세리머니를 펼친 박인비. [로이터] |
우승자와 그 관계자들이 함께 기쁨을 누리는 자리인 만큼 화제를 모을 일도 적지 않았다. 2008년 우승자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당시 캐디, 가족 등 무려 26명이 함께 호수에 빠졌다. 2013년에 우승한 박인비와 입수한 사람 중엔 당시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도 있어 큰 관심을 얻었다. 당시 박인비는 대회 현장을 찾지 못한 부모님에게 결혼기념 선물로 페트병에 호수의 물을 담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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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가족들과 입수 세리머니를 펼친 페닐라 린드베리. [AP=연합뉴스] |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당시 우승하고도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어머니가 함께 호수에 빠졌다가 왼쪽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 측은 "지속적으로 수질 관리를 하고 있다. 수영장 수준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선수들은 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포피 폰드의 최대 깊이는 5.5피트(약 1m67cm)로 알려져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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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입수 세리머니를 한 우승자 유소연. [AP=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19/04/06/759adf4f116549fb98cebe3b2af6c2a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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