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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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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스웨 九단 / 黑 양딩신 七단

조선일보

〈제11보〉(108~117)=현 세계 바둑 일인자가 아리송하다. 성적표상으론 메이저 3관왕인 커제(柯潔)가 월드챔피언십을 포함해도 2관왕인 박정환보다 앞서 있다. 하지만 커제는 최근 박정환에게 연패하면서 매너 논쟁까지 터져 주춤하고 있다. 상대 전적도 박정환이 11대 8로 우세하다. 그런가 하면 비공인 사이트 '고레이팅'은 박정환·커제를 2·3위로 밀어내고 세계 무관인 신진서를 1위에 올리고 있다(1일 현재). 춘추전국시대라고나 할까.

▲ 치중은 날카로운 맥점. 양딩신이 오래전부터 눈독 들여온 노림수다. 108이 불가피할 때 109에 붙여 넘어 큰 이득을 보았다. 110 때 111은 당연하면서도 정확한 응수. 기분 같아선 참고도 1로 파호(破戶)하고 싶지만 백에겐 9까지 수를 메운 후 10으로 돌파하는 수가 있다. 이것은 말이 바꿔치기일 뿐 백의 대득이고 형세도 역전된다.

112부터 115까지는 이렇게 정리될 자리. 백도 116에 두어 좌하귀도 지키면서 효율적으로 살았다. 116이 없으면 흑이 '가'로 단수쳐 하변 백 대마 전체가 패에 걸리게 된다. 그나저나 이곳 전투에서도 선수(先手)는 흑이 가져갔다. 공수 양면의 요점인 117마저 흑이 차지하면서 백은 '산 넘어 산' 신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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