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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연탄 工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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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스웨 九단 / 黑 양딩신 七단

조선일보

〈제9보〉(92~100)=스웨는 해외 원정 때마다 덮쳐오는 긴장감과 외로움을 인문학 읽기로 해소하는 기사다. 2013년 초 제17회 LG배 우승 직후 그는 "결승 기간 동안 숙소에서 논어를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 2년 뒤 20회 LG배 통합 예선을 위해 서울에 머물 때 그가 가져와 읽은 책은 맹자였다. 소박해 보이면서도 정밀한 스웨의 기풍은 풍부한 인문 서적 독서량에 그 뿌리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흑이 우상귀를 젖혀 잇자 92로 보강했다. 여기마저 흑의 권리라면 백이 먼저 젖혀 이은 것에 비해 엄청난 차이다. 92를 생략하면 귀는 어떻게 될까. 참고 1도 4까지 패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이른바 '2단패'다. 흑으로선 참고 2도 1의 젖힘이 더 좋은 수. 백은 일부만 탈출하는 것으론 못 견딘다고 보고 92로 굴복했다.

결국 93의 요충도 흑이 차지했다. ▲ 2곳과 93 등, 요소란 요소는 몽땅 차지했으니 이러고도 흑이 우세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다. 설상가상 94가 나약했다. 한 칸 더 '가'로 가고 선수를 뽑아 '나' 방면에 선착해야 했다. 95가 놓이니 상변에 거대한 연탄 공장이 들어선 느낌. 백은 최후 수단으로 100으로 움직여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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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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