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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탄핵 공포 벗어난 트럼프, 재선 행보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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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특검 “트럼프 대선·러시아 공모 못찾았다” 결론

‘사법 방해 의혹’ 판단 유보…검찰선 12개 별건 수사 지속

민주당 “보고서 공개” 반발…트럼프 “실패한 불법 습격”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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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별검사의 수사가 공모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무죄가 입증됐다며 특검 수사를 “실패한 불법 습격”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사법 방해 혐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전체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 위를 맴돌던 먹구름이 사라졌다는 평가 속에 특검 결과를 둘러싼 정치 공방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결정적 한 방 없었던 특검 수사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틀 전 제출한 수사 결과 보고서에 대한 4페이지 분량의 요약본 서한을 상·하원 법사위원회에 제출했다. 2017년 5월 출범한 러시아 게이트 특검의 1년10개월에 걸친 수사 결과다.

특검 수사의 핵심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혐의다. 바 장관은 서한에서 “특검 수사는 트럼프 캠프 또는 캠프 관계자가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협력하거나 공모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연계된 인사들로부터 트럼프 캠프 지원을 위한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공모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서한은 또 “특검은 조사된 행위들이 사법 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바 장관은 전했다. 바 장관은 특검의 법적 결론 유보는 법무장관에게 결정을 맡긴 것이라며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나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확립하기에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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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가장 위대한 곳”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공항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전용기를 타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팜비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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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빠지는 탄핵론, 재선 행보 탄력

측근이나 가족의 추가 기소 또는 수색영장 발부의 공포에서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한껏 고무됐다. 그는 트위터에서 “공모는 없었다. 사법 방해도 없었다.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밝혔다. 사법 방해에 대해 특검은 결론을 유보했음에도 바 장관의 ‘증거 불충분’ 해석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한 것이다. 그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를 “실패한 불법 습격”이라고 규정했다. 또 “누군가 다른 쪽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며 특검 수사 추진 배경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백악관에 돌아와서는 “여러분께 단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곳”이라며 짤막한 성명을 내놨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죄 입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특검 보고서는 정치적 호재다. 탄핵 공포를 덜게 됐고, 재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검 수사를 민주당의 정파적 마녀사냥으로 비난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특검 보고서 제출로 트럼프 머리 위에 있던 가장 어둡고 불길한 구름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특검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에서 “특검 보고서가 대통령의 심각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체 없이 완전한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폭스뉴스에서 특검 보고서가 전면 공개되지 않을 경우 “대법원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는 사법 방해에 대한 특검과 법무부의 해석 차이를 지적하며 바 장관을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 ‘첩첩산중’…검찰 수사는 계속

특검 수사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는 계속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특검 종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산 넘어 산’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나 소송은 10여건 진행 중이며 추가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연방과 주 검찰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12건의 별도 사건을 수사 중이며 이들 수사의 절반은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이 맡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는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개인 비리와 가족 사업 관련 의혹, 측근 그룹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검 수사에 비해 대상이 광범위하고 혐의도 구체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해 온 거의 모든 조직이 주나 연방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특검 수사는 끝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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