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선수들이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 중 잠시 모여 이야기 하고 있다. 2019.3.17 장충|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차전을 내줘도 2차전부터 잘하면 정상에 설 수 있다.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화두는 체력이다. 정규리그 챔피언 흥국생명은 지난 9일 최종전을 치른 후 열흘 넘게 쉬었다. 21일 홈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 전까지 충분히 휴식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플레이오프를 보냈다. 1~3차전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이는 바람에 체력이 소진됐다. 5일간 하루만 쉬며 세 경기 15세트를 합쳐 418분의 혈투를 치렀다. 3차전도 5세트에 마무리됐다.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대표 ‘노장팀’이다. 세터 이효희(39)를 비롯해 정대영(38), 임명옥(33), 배유나(30) 등 30대 선수들이 핵심이다. 1993년생 박정아가 주전급 선수들 중에서는 막내급에 속할 정도로 평균연령이 높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최대 5경기를 치르는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고민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19일 3차전을 마친 후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15세트를 하고 챔프전을 해야 한다. 고민이다.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1차전에는 백업 선수들을 내보낼 생각도 있다. 전체를 백업으로 채우는 것보다 상황에 맞춰 안 좋은 선수들을 1차전에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생각해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을 힘겹게 치른 선수들이 20일 하루만 휴식하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출전하면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3경기를 먼저 잡는 팀이 웃는다. 1차전을 내줘도 나머지 경기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자칫 첫 경기를 잡겠다고 100% 전력을 내보냈다 패하면 내상이 크다. 결과도 얻지 못하고 선수들의 체력도 낭비하는 꼴이 된다. 2차전 이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장 1차전에 백업을 내보내면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2차전을 더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선택은 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만 봐도 남자부에서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패한 후 내리 세 경기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이 시리즈의 전체를 보장하지 않는다.
한국도로공사에는 경쟁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있다. 세터 이원정은 이효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유서연이나 전새얀, 하혜진 등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순간순간 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이들을 활용하면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는 동시에 소중한 경험까지 챙길 수 있다. 2차전부터 반격할 준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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