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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쓰러진 아가메즈…우리카드의 도약 이끈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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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메즈, PO 2차전 3세트 초반 교체된 후 웜업존에 누워

정규리그에서 873점 올리며 팀에 첫 PS 진출권 선물

연합뉴스

쓰러진 아가메즈
(서울=연합뉴스) 우리카드 주포 리버만 아가메즈가 18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3세트 초반에 교체된 뒤 웜업존에 누워 있다. 부상 재발은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리버만 아가메즈(34·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PO) 2차전 내내 얼굴을 찡그렸다.

의욕은 강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결국, 아가메즈는 분위기가 완전히 현대캐피탈 쪽으로 넘어간 3세트 초반 웜업존으로 들어왔고 그대로 쓰러졌다.

우리카드의 희망이 사라진 순간이었다.

아가메즈는 18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PO 2차전에서 13점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32.25%로 매우 낮았다.

벼랑 끝에 몰린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집중 견제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아가메즈는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에 막히고, 공격 방향을 예측한 수비진도 뚫지 못했다.

3세트 2-8에서 교체된 아가메즈는 웜업존에 누워 있다가 다시 일어나 코트를 응시했다. 그리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우리카드가 PO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우리카드는 세트 스코어 3-0(30-32 22-25 12-25)으로 완패했다.

경기 뒤 우리카드 동료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아가메즈에게 다가와 포옹하고 손을 맞잡았다.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짧게 봄 배구를 경험하고 퇴장했다.

하지만 아가메즈와 함께 한 이번 시즌은 무척 화려했다.

아가메즈는 이번 정규리그에서 873점을 올렸다. 타이스 덜 호스트(삼성화재, 879점)에 이은 득점 2위다.

아가메즈는 타이스보다 9경기, 19세트를 덜 뛰었다. 둘의 격차는 6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아가메즈가 짊어진 짐이 컸다.

연합뉴스

'사랑해요 감독님'
(서울=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외국인 공격수 리버만 아가메즈(33·콜롬비아)가 지난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 경기 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18.12.21 [한국배구연맹 제공] photo@yna.co.kr



코트 안과 밖에서 모두, 아가메즈는 팀의 리더 역할을 했다.

젊은 토종 선수가 많은 우리카드에서 경험 많은 외인 아가메즈가 할 일이 많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0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1, 2세트를 먼저 따고도 3-2로 어렵게 승리한 뒤 "우리 팀 선수들이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 경기를 끝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고 냉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를 신뢰했다. 아가메즈는 "배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감독님을 만났지만, 좋은 감독님은 딱 세 분 계셨다. 두 명은 그리스인이고, 한 명이 바로 신영철 감독님이다"라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우리카드는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아가메즈의 분전으로 대약진하며 5라운드까지는 선두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아가메즈가 2월 16일 내복사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의 꿈은 접었다.

아가메즈는 이후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치료에 전념했다. 통증이 남은 상태에서도 PO에 나섰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가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부상은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가메즈 덕에 우리카드는 올 시즌 '돌풍의 팀'으로 불리고, 장충의 봄도 열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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