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배구 선수 권성민 |
(아부다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지적장애 3급 권성민(17·전북혜화학교)은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렸을 때 친형인 권성호(20)와 함께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형과 여러 시설을 떠돌다 2014년 봄 전라북도 혜화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두 형제는 혜화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좀처럼 웃지 못했다.
장애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두 형제는 중증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혜화학교는 이런 권성민과 권성호에게 배구부 입단을 권했고, 형제는 배구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특히 권성민이 그랬다. 권성민은 "처음엔 달리기 이외의 운동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무서웠다"라며 "옷과 신발, 맛있는 음식을 사주지 않았다면 금방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구를 시작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권성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권성민은 언제 어디서든 배구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매일매일 배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배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은 그를 끌어올렸다.
권성민은 4년 동안 성실하게 배구부 생활을 하며 실력을 키웠고, 올해엔 배구부 주장까지 맡았다.
끝이 아니었다. 그는 지적장애 배구대표팀에 뽑혀 처음으로 스페셜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얻었다.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전시관(ADNEC)에서 만난 권성민은 "외국에 처음 왔다"라며 "함께 배구를 배웠던 형이 일하느라 같이 오지 못했는데, 형의 몫까지 열심히 해서 꼭 메달을 따겠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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