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프로배구 V리그

'PO 2차전 영웅' 현대캐피탈 허수봉 "겁 없이 때렸습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성민 선배가 '너 오늘 왜 이렇게 잘하냐'고 하시더라고요"

연합뉴스

허수봉 '펄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리 2018-2019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우리카드 위비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 현대캐피탈 허수봉(7번)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이겨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2019.3.18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겁 없이 때리는 허수봉(21·현대캐피탈)을 보며 문성민(33)은 "너 오늘 왜 이렇게 잘하냐"라고 물었다.

띠동갑 선배의 농담에 말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허수봉은 행동으로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32-30 25-22 25-12)으로 꺾고, PO 전적 2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승리의 주역은 '약관의 공격수' 허수봉이었다.

허수봉은 62.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양 팀 합해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긴장감이 가득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정규리그 개인 최다 득점(19점)을 넘어섰다.

최태웅 감독은 주포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허리 통증을 느껴 코트에 나서지 못하자, 허수봉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토종 공격수 문성민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공격 비중이 높은 라이트 자리를 맡기 어려웠다.

우려 속에 코트에 선 허수봉은 1세트 막판부터 현대캐피탈의 주포 역할을 했다.

1세트 22-23에서 허수봉은 후위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의 퀵 오픈으로 반격해 24-23으로 다시 달아났다.

현대캐피탈 세터 이승원은 다시 허수봉을 택했고, 허수봉은 오픈 공격에 성공해 1세트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혈전을 32-30으로 끝냈고, 기세를 몰아 3세트 만에 경기를 끝냈다.

승부처에서 보여준 이승원의 과감한 선택과 허수봉의 결정력은 최 감독마저 놀라게 했다.

최 감독은 "이승원이 1세트 20점을 넘어간 뒤에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의 토스를 했다. 그런데 (긴박한 상황에서 허수봉에게 공을 올려준) 승원이의 생각이 옳았던 것 같다"고 웃으며 "허수봉이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쁜 것'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리 2018-2019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우리카드 위비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 현대캐피탈 이승원(6번)이 공격에 성공한 허수봉(7번)을 안아주고 있다. 이날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이긴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2019.3.18 jieunlee@yna.co.kr



코트 내에서도 허수봉을 향한 칭찬이 쏟아졌다.

허수봉은 "문성민 선배가 '너 오늘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으셨다. 전광인 선배도 계속 '잘한다, 잘한다'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경기 전에도 코치진은 허수봉에게 "너도 미칠 때가 됐다"고 했다.

허수봉은 "그냥 겁 없이 때렸다. 오늘은 이상하게 점수판을 잘 보지 않게 되더라. 그래서 1세트 위기 상황에서 때릴 때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허수봉은 레프트, 라이트, 센터를 오가는 '백업' 역할을 했다. 대졸 선수가 대부분인 V리그에서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한 허수봉은 '미래 자원'으로 꼽혔다.

"일찍 프로에 온 걸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 허수봉은 "백업 선수들이 강해야 팀이 강해지지 않나. 나도 열심히 뛰었다"라고 말했다. 이날만큼은 허수봉이 주포였다.

PO 2차전을 끝내는 점수도 허수봉 손에서 나왔다. 3세트 24-12에서 허수봉은 후위 공격을 성공한 뒤 포효했다.

허수봉은 "정말 영광이었다. 경기를 끝낼 기회를 내게 준 이승원 선배께 밥 한 끼 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