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다르 빠졌지만 허수봉 날았다…현대캐피탈, 2연승으로 챔프전행

천안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이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타로 공격하고있다. 2019.03.18. 장충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천안 현대캐피탈의 신영석이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타로 공격하고있다. 2019.03.18. 장충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대캐피탈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32-30 25-22 25-12)으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패배 없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다.

현대캐피탈에겐 이날 경기가 고비였다. 주포인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했다. 파다르는 이날 오전 훈련까지 멀쩡하게 소화했으나 오후부터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장 2차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현대캐피탈은 파다르 없이 경기에 나섰다. 파다르는 지난 1차전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하며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캐피탈 처지에선 위기의식을 느낄 만했다. 경기 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우려가 되지만 국내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허수봉을 라이트로 돌리고 레프트에 문성민과 전광인을 배치한다”는 작전을 설명했다.

파다르가 빠져 어려운 경기가 될 것처럼 보였으나 현대캐피탈은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저력을 과시했다. 파다르 대신 라이트로 출전한 허수봉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했다. 62.5%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에이스 구실을 제대로 했다. 1998년생 허수봉은 이번 시즌 레프트와 센터를 오가는 소금 같은 존재였다.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최 감독의 짐을 덜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허수봉은 1세트 막판 듀스 접전을 벌일 때 연속으로 퀵오픈을 성공시키는 등 맹활약했다. 서브에이스도 4회나 기록하며 현대캐피탈이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3세트엔 나경복의 공격을 블로킹 하는 등 빈틈 없는 경기를 펼쳤다. 1세트와 2세트 나란히 6득점씩을 기록했고, 3세트에도 8득점을 책임지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천안 현대캐피탈의 신영석과 전광인이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아가메즈의 강타 공격에 블로킹으로 맞서고있다. 2019.03.18. 장충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레프트 포지션의 문성민, 전광인의 활약도 빛났다. 문성민은 무릎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했으나 팀의 중심을 잡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을 공공시키며 11득점을 기록, 제 몫을 했다. 전광인은 공수 양면에 걸쳐 뛰어났다. 12득점을 기록했고, 리시브와 디그를 담당하며 보이지 않는 활약을 했다. 2세트 중반 4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몸을 날려 디그를 성공시킨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신영석과 최민호가 버티는 센터 라인도 탄탄했다. 신영석이 10득점, 최민호가 9득점을 책임졌다. 블로킹도 신영석이 4회, 최민호가 3회 성공시켰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횟수에서 10대4로 크게 앞섰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네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파다르가 없는 악재를 극복하고 만든 승리라 의미가 크다. 파다르의 부상 정도는 아직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출전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창단 후 처음으로 봄배구에 출전한 우리카드는 승리 없이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1차전에서는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이날도 2세트까지 치열하게 쫓아갔으나 아가메즈의 컨디션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게 흠이었다. 아가메즈는 이날 공격성공률이 32%에 그치며 13득점에 머물렀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나경복(10득점)이 유일했다. 395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투지 있게 싸웠으나 한계가 명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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