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의 반씨들은 반기문씨의 유엔 사무총장 취임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을까. 중국인의 핏줄이 유엔의 수장이 됐다는 혈연적 요인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반기문 총장에 대한 시각과 기대가 투영됐다고 보는 게 옳다. 당시 노무현 참여정부 때의 한·중관계는 호전상태였다. 중국으로서는 라이벌 국가인 인도의 후보보다는 반기문씨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적격이라고 여겼다. 중국이 반 총장을 적극 밀었던 이유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반기문 총장은 중국의 인권문제에는 애써 눈을 감았다. 2015년 중국 인민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이듬해에는 중국 국민에게 중국어 신년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미세먼지 해결의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한반도의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적 난제 중의 난제다. 주변국, 특히 중국의 협조와 이해 없이는 풀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외교에 밝고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반기문 전 총장은 적격으로 보인다. 유엔 사무총장 시절 기후온난화 해소 등 기후환경 분야에서 적지 않은 공적을 남긴 반 전 총장이 미세먼지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조운찬 논설위원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