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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Golf] 돌아온 골프의 계절…"확 달라졌네" 칭찬 듣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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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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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한국 주말골퍼들도

추위와 비에 약해졌다.

이젠 웬만하면 비오는 날이나

영하 날씨 아래서

라운드하는 골퍼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겨울에도 골퍼들은

얼어붙은 코스를 멀리한 채

스크린골프장이나 연습장에서

샷을 갈며 따뜻한 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봄 기운과 함께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골퍼들은 언 땅을 힘차게

뚫고 나온 새싹들처럼

코스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골프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나온 코스에서 골퍼들은 자신의 스코어에 실망할 수도 있다. 실전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직 정상적이지 못한 코스 탓에 기대했던 샷을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때 무엇보다 새로운 다짐과 각오가 있어야 한다. 예전과 다른 골퍼로 거듭나고 싶다면 말이다.

일단 새로운 골프규칙을 철저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대대적인 골프규칙 개정을 단행했다. 변화된 내용이 너무 많아 프로골퍼들조차 아직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벌타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많은 규칙 변화 중 주말골퍼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퍼팅을 할 때 굳이 핀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미 프로골퍼 몇 명이 핀을 꽂은 상태로 퍼팅해 이득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고진영이다. 먼 거리 퍼팅을 할 때는 거의 모든 선수가 핀을 빼지 않은 채 퍼팅하는 모습이다. 핀을 꽂아놓으면 거리 감각이 좋아지고 공이 핀에 맞고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리막 퍼팅 때도 핀을 꽂아놓는 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변화된 규칙 중에는 해저드 지역에서 샷을 할 때 바닥에 골프채가 닿아도 무방하다는 것도 있다. 해저드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스윙을 해도 된다. 또 벙커에 공이 들어가 도저히 샷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2벌타를 받고 벙커 밖으로 나와 샷을 할 수도 있다.

현저하게 타수를 줄이고 싶다면 현명한 플레이를 하는 '스마트 골퍼'가 될 필요도 있다. 스마트한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거리측정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권하는 전문가가 많다. 거리측정기를 이용해본 골퍼들은 골프의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은다. 거리측정기를 사용하면서 이제는 5야드나 10야드 단위로 나누는 게 아니라 프로골퍼들처럼 1, 2야드 단위로 구분해 서로 다른 스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골퍼의 새 시즌 다짐 중에는 '긍정의 골프'도 포함돼야 한다. 사실 골프를 하다 보면 지독히 운이 나쁜 날이 있다. 잘 맞은 샷은 디벗 자국을 찾아다니고, 퍼팅한 공은 홀을 한 바퀴 돌고 나오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지 않는다면 보통 골퍼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스스로 '머피의 법칙'에 빠진다면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 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분명 샷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목표는 골프를 강하게 한다. 일주일, 한 달, 1년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면 기량이 쑥쑥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가면서 각종 문제를 파악하게 되고 그 문제를 제거할 수 있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이런 식이다. 샷을 할 때 급하게 하지 말자. 한 샷 한 샷에 최선을 다하자. 라운드할 때마다 스코어를 적자. 두 번 라운드 중 한 번은 지난해 기록한 최소 타수를 깨자. 새로운 목표와 다짐은 스코어를 줄여줄 뿐 아니라 라운드를 즐겁게 한다.

유연성과 근력을 꾸준히 키운다면 정말 새 시즌 업그레이드된 골퍼가 될 수 있다. 노력과 시간 투자 없이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라 할 것이다. 정확히 어떤 것에 시간을 투자할 것이냐는 극히 개인적인 문제지만 일단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는 것만큼 스코어를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주말골퍼가 프로골퍼 스윙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골퍼들이 어드레스, 백스윙, 다운스윙, 임팩트, 폴로스루로 이어지는 스윙 동작 중 축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유연성이 좋아서다.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꾸준한 스트레칭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또 장타력을 갖추려면 근력을 키워야 한다.

실수를 연발하는 골퍼도 피해야 한다.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하다. 하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려고 '리커버리 샷'을 날리는 프로골퍼와 달리 주말골퍼들은 오히려 그 실수를 잊지 못해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기로 막을 것을 더블보기로도 막지 못하고 '양파(더블파)의 참사'를 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소심함을 떨쳐내라고 하고 싶다. 소심한 골퍼들은 대체로 비슷한 특징이 있다. 전반에 강하고 후반에 약하다. 긴 퍼팅은 자신 있지만 짧은 퍼팅은 영 글렀다. 내기를 하면 홑판에 강하고 배판에 약하다. 첫 홀 티샷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파3 홀에서 이른바 '사인'을 받았을 때 툭하면 미스 샷을 한다. 갤러리(?)에게 약한 탓이다. 퍼팅은 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새 시즌 업그레이드된 스코어카드를 바란다면 소심함부터 첫 티샷에 날려 보내라.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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