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발전상 등 2관왕 안혜지 등 한복 차림으로 등장
어시스트상 OK저축은행 안혜지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를 빛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광을 나누는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OK저축은행의 가드 안혜지(22)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혜지는 1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어시스트상과 기량 발전상(MIP)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둘 중 먼저 시상된 어시스트상을 받으러 안혜지가 단상에 오르자 객석에는 웃음이 번졌다.
보통 시상식 때 선수들이 입고 오는 정장이나 원피스 등이 아닌, 평소 보기 어려운 '도령 한복'을 입고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소속팀 동료들까지 각양각색의 독특한 한복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안혜지의 수상을 축하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시상식이 끝난 이후에도 동료 선수 등 관계자들에게 연신 사진 촬영을 부탁받을 정도로 활력소가 됐다.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안혜지는 "저희끼리 의상을 고민하다가 '한복으로 할래?'라는 얘기가 나왔고, 좋다는 반응이 많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필이면 왜 '도령'이 되었느냐고 묻자 "누가 봐도 그렇지 않으냐"면서 "제가 워낙 작고 머리카락도 짧고 해서 나온 캐릭터다. 각자 캐릭터에 맞춰서 했다"며 미소 지었다.
OK저축은행 안혜지 기량발전상 |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올해 시상식은 OK저축은행 선수들에게는 특히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운영하던 KDB생명이 구단 해체를 선언하면서 한순간에 주인이 없는 상태가 돼 작년 이맘땐 다음 시즌 리그 참가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상식 때는 모범선수상을 받은 베테랑 슈터 한채진이 단상에 올라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직전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나서면서 극적으로 리그에 서게 됐고, 플레이오프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끈끈한 플레이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주전 가드로 올라선 안혜지의 '2관왕'은 팀에도 경사일 수밖에 없다.
안혜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어렵고, 힘들고, 적응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더욱 하나가 되며 돈독해져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일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한 마디라도 다 잘되라고 해주시는 게 느껴진다"며 여러 번 고마움을 표현했다.
경기부 등의 투표로 결정되는 MIP까진 예상하지 못한 그는 원래 별도의 소감 순서가 없는 어시스트상을 받을 때 돌발적으로 소감을 말해도 되겠냐고 기회를 자처했고, 정 감독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도 흐뭇하게 안혜지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안혜지는 "내년엔 공격력을 더욱 끌어올려 동료들이 어시스트를 쌓도록 해주고 싶다"며 "팀도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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