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KB손해보험의 선수들이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팀의 득점에 환호하고있다. 2019.03.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의정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포스트시즌 분위기였다.
KB손해보험은 일찌감치 봄배구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끝에 펠리페 알톤 반데로가 합류했으나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시즌 중반까지 성적이 변변치 않았다. 반전은 5라운드부터 찾아왔다. KB손해보험은 5~6라운드서 9승2패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펠리페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과 세터 황택의의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만만치 않은 팀으로 거듭났다.
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최근 KB손해보험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1세트부터 몰아부쳤다. 먼저 세트포인트를 만들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위기도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연이어 두 세트를 내줬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KB손해보험 처지를 고려하면 쉽게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짜임새 있는 공격과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끝까지 승리를 위해 뛰었다. 4세트는 KB손해보험의 투지를 반영하는 경기였다.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며 양 팀 스코어가 32-32까지 이뤄졌다. 웬만하면 지칠 법도 한데 KB손해보험은 좀처럼 집중력을 상실하지 않았다. 결국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세트를 잡고 기세를 이어 마지막 세트에서 승리해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날 경기는 무려 2시간34분 동안 지속됐다. 이번 시즌 최장 시간 경기였다. 2017년11월2일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세운 역대 최장 시간 경기(158분)에 4분 모자란 기록이었다.
KB손해보험의 선전은 이날 경기를 포스트시즌 분위기로 만들었다. 2세트까지만 해도 의정부체육관에 모인 홈 팬은 크게 열광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3세트부터 KB손해보험이 분위기를 바꾸면서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 많았다. 워낙 승부가 치열했고, 긴장감 넘쳤기 때문이었다. KB손해보험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이미 좌절돼 빈 자리는 많았지만 열기만큼은 보통 정규리그 경기 같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의 원정 팬도 적지 않게 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경기 전 “상위권 팀들 우승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배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KB손해보험은 있는 힘을 다 쏟으며 승리했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OK저축은행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안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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