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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작은 창대, 끝은 미약…내일 한국당 전당대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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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the300]연초 컨벤션효과 이끈 전당대회, 극우 논란 등으로 민심서 멀어져

머니투데이

22일 오후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이 미약하다. 당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로 바닥을 찍었던 것과 사뭇 달랐다. 새해 초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 관련 기사가 이렇게 많이 보도됐던 적이 얼마 만인가"는 반응도 나왔다. 소위 컨벤션 효과였다.

반사이익도 적잖았다. 김태우·신재민 폭로에 골머리를 앓던 여권은 올 초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뒤이어 유력 차기 대권 주자였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댓글조작 공범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타격이 컸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흥행에 성공하는 듯 했다. 1월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입당하면서부터 일찌감치 레이스는 시작됐다. 여론의 주목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설 명절 직후 정당 지지율이 29.7%(리얼미터 2월7일 집계)까지 올라가며 더불어민주당(37.8%)과 격차를 8%포인트 정도까지 좁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5.18 망언 논란이 터지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소속 국회의원 113명 중 3명이 연루된 일이었지만 당 전체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수 진영에서조차 성토가 쏟아졌다. 지지율은 다시 꺾여 25%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수선한 와중에 전당대회 일정 변경 등의 문제로 당권주자 8명 중 5명이 무더기 불출마했다. 그나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뒤집어 3명의 경쟁구도로 겨우 구색을 맞췄다.

하지만 이어진 태극기부대 등 일부 당원들의 소동과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의 극우적 행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었다. 합동 연설회와 TV토론 등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집토끼를 겨냥한 당권 주자들의 행보도 논란을 더했다. 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고 탄핵과 태극기가 전당대회 키워드가 되고 말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도 떨어졌다. 일찌감치 대세론을 굳힌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게 기정사실화 되면서다. 그나마 여론의 관심도 멀어졌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27일부터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세간의 눈길은 모두 베트남 하노이로 쏠렸다. 당내에서 우려했던 대로다.

결국 전당대회가 민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당심을 노리고 보여줬던 일부 주자들의 과거 퇴행적 언행도 그 효과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무성 의원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투표 등의 관심도가 낮아졌다는 질문에 "당에 대한 실망과 신뢰를 잃은 당원들이 투표를 포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격한 극우주의자들이 너무 과격한 행동을 해서 부각됐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당의 미래는 지금부터다. 제1야당의 뒷걸음질은 계속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많은 분들이 한국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한국당은 이제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의 잘못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다소 지나치거나 우려되는 움직임이 있어도 이를 다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심을 추스르고 민심에 다시 다가가는 일, 27일 선출될 새 지도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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