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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트럼프 대통령 (2017년) 북 미사일 위협 보고에 '신경 안써. 푸틴 믿는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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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당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정보기관의 보고를 무시하면서 “신경 안 쓴다. 나는 푸틴을 믿는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대행은 17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이 방영한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향신문

앤드루 매케이브 전 미국 연방수사국 국장 대행.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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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FBI 요원들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왔던 날을 회고하면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자신은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에게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믿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은 실제로는 그런 미사일들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나에게 말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매케이브 국장 대행은 이어 “정보요원들이 그것(푸틴이 했다는 말)은 미국 정부가 확보한 정보와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대통령은 ‘신경 안 쓴다. 나는 푸틴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를 받는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보고를 마치고 돌아온 직원들로부터 이같이 들었다는 것이다. 매케이브 국장 대행은 미국의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생산한 정보를 완벽하게 배척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이같은 대화가 오간 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해이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집중됐던 2017년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FBI 부국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5월 당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된 뒤 8월까지 국장 대행으로 일했으며 지난해 3월 언론에 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예정된 퇴임을 26시간 앞두고 전격 해임됐다.

앞서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은 지난 14일 CBS뉴스가 일부 공개한 ‘60분’ 인터뷰 동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 법무부 고위 관리들과 함께 대통령이 임무 수행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각료들이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한 수정헌법 25조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제거하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을 격하게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망신당한 매케이브 국장대행이 ‘가엾은 우리 아가’ 행세를 하고 있다. 사실 그는 ‘사기꾼 힐러리 스캔들과 러시아에 관한 거짓말’에서 큰 역할을 했다. ‘비밀이 줄줄 새는 제임스 코미’의 꼭두각시”라고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케이브는 FBI의 수치이고 우리나라의 수치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인터뷰가 방영된 뒤 이를 다시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상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매케이브 전 국장 대행이 밝힌 2017년 정부 내의 트럼프 대통령 직무 박탈 움직임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할 방침을 밝혔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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