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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축소? 강행? 올림픽 때문에 고민 빠진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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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낸 남자배구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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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단 또는 축소 또는 강행. 한국배구연맹과 구단들이 고민에 빠졌다. 내년 1월에 2020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V리그 정규시즌과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표팀 성적과 리그 흥행을 위해 어느 쪽이던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국제배구연맹(FIVB)는 2020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을 내년 1월에 개최할 방침이다. 아시아배구연맹(AVC)은 프로 리그와 일정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10월 개최를 추진했으나 FIVB의 입장이 확고해 변경이 어려워졌다. V리그로서는 치명적이다. 지역예선이 10월에 열릴 경우 리그 개막을 늦추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1월에 열린다면 방법이 없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올해 8월 열리는 대륙간 예선에서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쉽지 않다. 미국(세계랭킹 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한 조에 배정된 남자대표팀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여자대표팀도 개최국인 세계랭킹 5위 러시아의 벽을 넘어야 한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는 크게 밀린다.

여자부 아시아 지역예선에는 1장의 티켓이 걸려 있다. 중국이 대륙간 예선에서 도쿄행을 일찌감치 확정짓는다면 한국과 태국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라바리니 신임 감독과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5월부터 8월까지 열리는 국제대회에 나가면서 완성된 팀을 만들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지역 예선 기간은 5일이지만 12월에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림픽 예선을 마친 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문제다. 최소한 1개월 이상 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을 떠나거나 적응하는 데 시간을 쓸 수 밖에 없다.

지역예선에 포커스를 맞추는 남자 팀의 상황도 비슷하다. 김호철 대표팀 감독은 "현실적으로 대륙간 예선은 어렵다. 아시아지역 예선과 다른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대륙간 8월엔 1진급 선수들을 부르지 않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비시즌 선수 소집을 최소화하고, 지역 예선 때 선수들을 최대한 오래 부르겠다는 의미다. 배구협회 규정상 최대 소집기간은 40일(30일+10일)이다.

KOVO는 15일 구단 사무국장들이 참석하는 실무자 회의에서 2019~20시즌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몇 가지 방안이 제기됐다. 첫 번째는 라운드 축소, 두 번째는 리그 중단, 그리고 중단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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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수를 줄일 경우 겹치는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구단과 중계 방송사, 광고주 등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리그를 일시 중단한다면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당시 휴긱기를 가진 프로야구가 그랬다. 금메달은 따냈지만 리그가 재개된 뒤 시청률과 관중 동원 모두 휴식기 전 상태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른다면 올스타전을 열지 않거나 휴식기를 끼워넣더라도 한 라운드 이상 대표팀 선수 없이 치러야 한다. 구단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A구단 관계자는 "4명 이상 대표 선수를 보내는 팀이 있는가 하면 아예 없는 팀도 있다. 소집 기간에 경기력 차이가 엄청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라운드 전패를 당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B구단 관계자도 "특히 여자부의 경우 대표팀 성적이 리그 인기에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달 이상 대표팀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지역예선 개최시기는 20일 끝나는 아시아배구연맹 분과위원회 결과에서 최종 결정된다. KOVO와 구단들은 결과를 지켜본 뒤, 대표팀 운영주체인 대한민국배구협회와 의견 조율을 거쳐 다음 시즌 일정에 대한 가닥을 잡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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