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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현장] '보이콧' 철회 오세훈, 전대 출마…"두 전직 대통령 정당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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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대표직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국회=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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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특정 지역·이념 추종 정당 추락 막겠다"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비상대책위원회의 전당대회 일정 강행에 반발하며 벌이던 보이콧을 철회하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공식 출마 선언에 이어 5일 만에 출마 선언을 다시 한 셈이다. 오 전 시장의 표정엔 전보다 더 강한 비장함이 담긴 듯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회색 재킷에 하얀색 줄무늬가 들어간 빨간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오 전 시장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오 전 시장은 "정말 고뇌하고 고민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다시 섰다"고 입을 뗐다. 오 전 시장은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들에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한국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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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시장은 "한국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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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5·18 공청회 사태에서 보듯 한국당은 과거회귀 이슈가 터지면 수습불능이 될 정도로 취약한 정당이다. 보편적 국민 정서까지도 무시한 채, 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정당이 돼 버렸다"며 "제가 바로 잡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더 이상 당과 보수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제가 먼저 변화의 선봉에 나서겠다.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는 내내 오 전 시장은 심각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오 전 시장은 자신의 고민과 결심을 조금 더 자세히 풀어놨다. 그는 "이번 5·18 광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며 "당이 점차 우경화되면서 국민의 마음과 분리되는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저를 매우 걱정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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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시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출마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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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출마선언 때도 분명 호소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마음"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수감돼 있는 상태고 그 수감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 당원들 마음속에는 굉장한 애처로움과 안쓰러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바로 그 마음이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으로도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은 보수우파를 위한 정당이지 두 전직 대통령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당원들이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의 그런 마음이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될 때 국민, 대중들로부터 사랑과 지지가 멀어진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여야 4당이 '5·18 망언 논란'의 당사자인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것에 동의하냐는 질문엔 "윤리위가 됐든 당의 징계가 됐든 진정성 있는 입장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역사적으로 이미 정립된 사실에 대해 섣부르게 문제를 제기해 국민적 오해를 일으키고 우리 당의 정체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 부분에 대해 진정성 담아 사과의 말을 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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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오세훈 전 시장./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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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 전 시장의 발언들은 일부에겐 반발이 있을 수 있을 정도로 꽤 강한 듯했다. 오 전 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후보자의 입장에서 오늘 드린 말들이 TK지역 정서엔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제가 모르지 않는다. 선거에서 불이익 본다고 해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이 출마를 결심하면서 한국당 전당대회는 오 전 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의원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날(11일) 홍준표 전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날 심재철·정우택·안상수 의원 등 보이콧 중이던 후보들 역시 줄줄이 불출마하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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