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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꼴찌' 한국전력…정규리그 우승 캐스팅보트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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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전력 최홍석이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강타로 공격하고있다. 2019.02.10.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보통 고춧가루가 아니다.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는 순위 구도가 이미 드러났다. 선두 대한항공이 승점 57로 1위에 올라 있고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가 56점으로 뒤를 잇고 있다. 4위 삼성화재와 5위 OK저축은행은 42점을 기록하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경우에만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된다. 3위와 4~5위 간의 승점 차가 이미 14점으로 벌어졌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준플레이오프는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정규리그 우승 싸움은 치열하다. 세 팀 중 누가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부터 승점 1, 승수 하나까지 중요해진다. 최종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팀 간의 맞대결 결과가 중요해진다. 사실상 승점 6이 걸린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우승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한국전력을 조심해야 한다. 한국전력은 도깨비 같은 팀이다. 시즌 초반 16연패를 당하면서도 매 경기 상대를 긴장시켰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후반기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전력은 지난 7일 현대캐피탈에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패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이어 한국전력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2-25 13-25 25-18 25-21 15-17)로 패했다.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승점 3을 기대했으나 상대의 치열한 근성에 말려 2점을 얻는 데 그쳤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를 따돌리고 선두를 탈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갈 길 바쁜 상황에서 소중한 승점 1을 잃었다. 꼴찌라고 쉽게 보면 큰 코 다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과다.

한국전력의 투지가 빛난 경기였다. 한국전력은 1, 2세트 서브 리시브가 난조에 빠지면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허무하게 셧아웃 패배를 당할 것처럼 보였지만 3세트 들어 반전을 만들었다. 끈끈한 수비와 집중력 넘치는 팀플레이를 앞세워 대한항공을 몰아붙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해 3세트 후보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는데 한국전력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서재덕과 최홍석, 최석기 등이 득점을 분담하며 리드를 잡았다. 3세트 25-18, 4세트 25-21로 큰 점수 차로 승리해 세트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5세트에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한 수 위 대한항공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가는 저력을 선보였다. 경기만 놓고 보면 명승부였다. 한국전력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었다.

간신히 승리한 적장도 한국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쉬운 상대는 없다. 한국전력을 칭찬하고 싶다. 착실하고 성실한 배구를 하고 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연패를 그렇게 하고도 포기하지 않는 게 대단하다. 선수들이 이번 시즌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연패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조기에 좌절됐다. 지금 시점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그러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며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김철수 감독은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우리가 똘똘 뭉쳐서 헤쳐나가야 한다. 이번 시즌으로 끝이 아니다. 다음 시즌도 있고, 미래도 있다. 성장하고 발전하자고 독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전을 끝으로 5라운드 일정을 마감했다. 닷새를 쉬고 6일 우리카드를 상대로 6라운드 첫 경기에 나선다.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전을 본 이상 우리카드도 방심할 수 없게 됐다. 6라운드에 다시 만날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도 5라운드 승부를 잊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한국전력이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 결정적인 구실을 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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