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한국당 전당대회 `朴心` 논란에 화들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셋째)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8일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손혜원 의원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여당 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박심(朴心)'이 변수로 부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는 유일한 접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7일 방송에 출연해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대표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황 전 총리 측은 비상이 걸렸다. 다른 주자들도 황 전 총리와 각을 세웠다.

유 변호사는 이날 TV조선과 인터뷰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만남 요구를) 거절했다. (거절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면회 거절설' '책상·의자 투입 거부' 등 황 전 총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유 변호사는 말을 아꼈지만 황 전 총리는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유 변호사는 "자신(황 전 총리)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국무총리로 임명한 그분이 수감 생활을 하고 계신다"며 "그 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고 있는데 그걸 몰랐다? 모른다? 저는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8일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정우택 의원은 황 전 총리를 향해 공격에 나섰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박(박근혜) 논란에 휩싸인 황 전 총리를 저격했다. 그는 "어제 유 변호사 인터뷰를 계기로 한국당은 진짜 친박이냐, 가짜 친박이냐 논쟁으로 다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박근혜가 좋아하는 진짜 친박이냐는 논란에 빠져든 황교안 후보, 이것이 황 후보의 한계"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 후보가 이런 논란에 휘둘릴 약체 후보란 사실이 안타깝다. 이러한 논란 자체가 서글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도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는 한국당의 미래도, 대안도, 친박도, 참신함도 아닌 과거이고 잠시의 바람이며 미숙함"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대구를 방문한 황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접견 거부 주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황 전 총리는 자신이 친박(박근혜)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를 두고 친황(황교안)이라고도 말하고 친박이라고도 하지만 저의 정치적 목표는 대한민국의 정치"라며 "굳이 (계파를) 말한다면 친한(한국)으로, (친황·친박이라는) 그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특유의 원론적인 화법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비판 세력을 두루 의식한 발언이지만 정치적 과실은 따먹으면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제외한 당권 주자들은 2차 미·북정상회담 날짜(2월 27∼28일)와 겹친 전당대회를 미루지 않으면 전당대회 참여를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은 이날 "27일 열리는 한국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경선 룰과 개최 시기 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당대회를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며 "홍준표·오세훈 후보도 구두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당대회 당일 1회 합동연설회 △TV 토론회 권역별 실시(6회 이상) △컷오프 이후 전국 단위 방송 TV 토론회 실시(2회 이상) 등 전당대회 룰 변경도 요구했다.

한편 한국당 지지율이 30%에 육박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격차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소인 8.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민주당은 37.8%, 한국당은 29.7%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하면서 4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반면, 한국당은 전주 대비 2.3%포인트 오르면서 3주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