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유력
과감한 트레이드로 주전 다 바꿔
득점 1위 아가메즈 순한 양 조련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용감하게 하라“고 말한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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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결국 또 해내고 있다. 우리카드는 29일 현재 승점 50점(16승10패)으로 3위다. 1위 현대캐피탈(19승6패·승점 51점), 2위 대한항공(17승9패·승점 51점)을 1점 차로 바짝 쫓고 있다. 구단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29일 구단 연습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신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하자마자 포스트시즌까지 계산했다. 이번 시즌 22~25승을 전망했고, 5·6라운드에 승부수를 걸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가 남은 10경기에서 6승 이상 거두면 신 감독 생각대로 된다.
신 감독은 철저히 ‘계산’에 입각한 배구를 한다. 선수 득점은 물론, 서브·블로킹·리시브 기록 등을 자기만의 수치로 만들어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다. 그 수치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한다. 보통 감독은 트레이드 앞에서 주저한다. 트레이드된 선수가 다른 팀에서 잘하면 비판받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자신이 만든 수치를 믿고 베팅한다. 신 감독은 “지난해 9월 KOVO컵까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 결과 개막이 코앞이었지만 팀을 새롭게 꾸려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팀 컬러에 맞지 않는 선수는 과감히 정리했다”고 말했다.
수치 비교를 통해 경기 분석을 설명해주고 있는 신영철 감독.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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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가 이번 시즌 우리카드 운명의 터닝포인트였다. 키(1m91㎝)가 큰 노재욱의 토스는 높은 타점에 안성맞춤이었다. 베테랑 윤봉우의 가세로 센터진에 안정감이 생겼다. 신 감독은 “신으뜸·조근호를 보내고 윤봉우를 데려오는 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반면 노재욱 트레이드 제안은 예상 밖이었다. 처음에 한국전력에서 연락이 왔는데, 좋아하는 티가 날까 봐 바로 연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공행진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득점 1위(764점)인 아가메즈다. 사실 아가메즈는 양날의 검 같은 선수다. 키 2m7㎝의 라이트 공격수 아가메즈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타자다. 하지만 다혈질이다. 잘 풀리지 않으면 감정이 폭발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팀 동료들도 아가메즈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가메즈를 다스려 팀 화합을 이루는 게 신 감독의 화두였다. 신 감독은 “선수 트레이닝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선수 심리를 열심히 공부했다. 자존심이 강한 아가메즈는 실력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게 필요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에게 “너와 활동한 시대가 다르지만, 나는 월드리그와 월드컵에서 베스트 세터상을 3번이나 수상한 세계적 세터였다”고 얘기했다. 믿지 못하는 눈치의 아가메즈 앞에서 입맛에 딱 맞는 토스를 몇 번 올려줬다. 이에 아가메즈가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아가메즈와 하이파이브 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신영철 감독.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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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남자’ 신 감독도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는 들어 올린 적이 없다. “잘 나가는 우리카드지만 우승까지는 어렵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신 감독이 씩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포스트시즌을 위해서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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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감독은 …
출생: 1964년 3월 14일(경북 울진)
체격: 1m78㎝·75㎏
선수 경력: 한국전력(1988~96), 상무(1990~92)
삼성화재(1996~99)
감독 경력: LG화재(LIG손해보험, 2004~07)
우리카드(2018~)
수상: 월드리그 베스트 세터(1991, 94)
월드컵 베스트 세터(1991)
」체격: 1m78㎝·75㎏
선수 시절 포지션: 세터
선수 경력: 한국전력(1988~96), 상무(1990~92)
삼성화재(1996~99)
감독 경력: LG화재(LIG손해보험, 2004~07)
대한항공(2010~13), 한국전력(2013~17)
우리카드(2018~)
수상: 월드리그 베스트 세터(1991, 94)
월드컵 베스트 세터(1991)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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