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총사업비만 24조원에 달하는 전국 23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한 가운데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진)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홍 교수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4대강) 보 처리 방안 도출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 문재인정부가 시급을 요하고 지역 발전에 필요한 사업이니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이중적인 잣대로 국정을 운영해 온 것인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홍 교수는 "내년 총선이라는 정치적 일정에 끼워 맞춘 것이라는 비판에서 진정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라면서 이번 예타 면제의 정치적 의도를 지적했다.
홍 교수는 "천문학적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리성을 최대한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타를 건너뛰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 앞에 망연자실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이 정부가 국민에게서 거둬들인 세금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 이만큼 분명히 드러나는 사안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과거 이명박 정권이 추진했던 4대강 사업 예타 면제를 당시 야당으로서 비난했던 여당이 돌변한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홍 교수는 "현 정부·여당은 예타 면제라는 방식을 동원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을 격렬히 성토했다"며 "그때 야당이었던 현 정권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사업의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말문이 막힌다"고 썼다.
홍 교수는 현재 위원장 사임 여부를 놓고 고민하면서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 설명>
사업편익비용(B/C) 분석 :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1.0을 넘기면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한다. 분석적 계층화법(AHP)은 경제성 분석 외 균형발전 등을 고려한 지표(0~1 사이)로 0.5 이상이면 B/C 결과가 1 이하라도 추진한다.
[임성현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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