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예타 면제에 블랙코미디 찍은 국회, "예타면제? 옛다, 면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철도ㆍ도로 구축 등 23개 사업에 대해 예비 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없이 24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29일 국회에선 당과 의원 개개인의 희비가 엇갈리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상영됐다.

첫 장면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예타 면제가 국가 균형발전 통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야당도 세금 낭비, 포플리즘으로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균형발전에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 대변인이 논평을 낸 지 30분 후 국회 정론관에 민주당 김영진ㆍ백혜련 두 의원이 나란히 섰다. 지역구가 경기도 수원인 두 사람은 “신분당선 광교 호매실 연장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정부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알짜만 떼 민자로 주면서 광교 호매실 구간만 사업성이 낮아졌다” 같은 설명을 곁들였다.

여권에서 ‘개혁 연대’의 일원이라 일컫는 민주평화당이 두 번째 장면을 찍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전북에는 새만금공항 8000억원 등 1조원이 배정됐는데, 새만금공항은 이명박 정부에서 예타면제로 확정됐던 사업이다. 절망에 빠진 전북을 앞세워 전국에 24조원 선심을 쓰면서, 특히 측근인 김경수 지사에게 4조7000억원의 고속철도 예타면제를 안겨주었다”고 맹비난했다.

중앙일보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예타 면제'를 환영하며 뿌린 사진 [이용주 의원실]




그런데 같은 당 이용주 의원은 거의 동시에 ‘여수 화태~백야(국도 77호선) 예타 면제 확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나 예타 면제 대상에 선정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긍정적 검토 답변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그간 예타 면제에 대해 언급을 아끼던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경제 실정이 몰고 온 역대 최악의 경제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그토록 비판하던 ‘SOC 토건 사업’을 선심 쓰듯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데, 말은 바로 하자. ‘옜다! 면제’로 ‘옜다! 한 표’를 받으려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교활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