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어! 정지석, 이재영 선수다.”
체육관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입장권을 확인하는 안내요원이 바로 정지석(대한항공) 이재영(흥국생명)이었다. 그 옆줄에는 노재욱(우리카드)도 있다. 어느 줄에 서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던 팬들은 체육관에 들어서는 더 깜짝 놀랐다. 지태환(삼성화재) 최은지(인삼공사) 안혜진(GS칼텍스)이 기념품을 나눠줬고, 고예림 이나연 어나이(이상 IBK기업은행)도 함께했다.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은 팬과 함께 호흡하는 배구 축제의 장이었다.
올스타전 문화가 바뀌고 있다. 과거 올스타전은 스타 중심의 이벤트였다. 선수가 코트에서 춤을 추고,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는 퍼포먼스가 주를 이뤘다. 물론 팬들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스타의 모습에 즐거워했지만, 2%가 부족했다.
KOVO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그 2%를 채우기 위해 ‘소통’이라는 테마를 잡았다.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 1위에 오른 ‘수원 남매’ 서재덕(한국전력·8만9084표)과 양효진(현대건설·8만7216표)은 팬과 함께하는 이벤트에 나선다. V리그 홈경기에서 응원 피켓을 제작해 온 팬 중 10명을 선정해 홈구장인 수원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대전까지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점심도 함께하며 소통했다.
사전 이벤트인 '소원을 말해봐'도 눈길을 끌었다. 공모에 당첨된 팬들의 요청을 모두 들어준 것이다. 크리스티안 파다르(현대캐피탈)는 '근육 빵빵 팔에 매달려보고 싶어요'라는 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김해란은 '남자친구가 정신 차리게 등짝 스매싱 날려주세요’라는 요청에 화끈한 스윙을 보여줬다.
유니폼 닉네임도 배구팬의 작품이다. 서재덕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 실제 주인공인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이름을 본 따 '덕큐리'를 새겼다. 그리고 실제 코트에서 퀸의 노래로 화끈한 샤우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스타전 14회에 출전에 빛나는 황연주(현대건설)는 '올스타화석'이였고, 이재영은 '1초 박보검'이었다. 특히 V리그 경기 중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에게서 '전광인! 너 여기 왜 왔어?'라는 질문을 들었던 전광인(현대캐피탈)은 '배구하러온 전광인'으로 새겨 웃음을 자아냈다. 모두 팬 투표로 정해진 닉네임이었다.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이다. V리그는 팬이 참여하고, 스타와 소통하는 올스타전의 본래 취지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축제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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