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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아시안컵] 여우처럼 임할 리피의 중국, 진짜 '우리 축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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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16일 10시30분 조 1위 걸고 최종 3차전

뉴스1

백전노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부임한 후 중국은 한국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끌려가면 우리가 손해다. '우리 축구'를 펼쳐야한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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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중국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한국이 승리를 통해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가 여부다. 상대부터 경기 일정과 동선 등을 두루 고려할 때 2위보다는 1위가 유리한 게 사실이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작은 것까지 소홀할 수 없다.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과 중국은 각각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챙기고 있다. 공히 토너먼트 티켓은 확보했고 조 1위를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현재 유리한 쪽은 중국으로 골득실(+4)에서 한국(+2)에 앞서 있다. 한국은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한다. 비기거나 패한다면 조 2위에 머물게 된다.

결국 조급한 쪽은 한국이고 여우같은 백전노장 지도자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도 이런 배경을 십분 활용할 공산이 크다. 끌려가면 이로울 것 없다. 중국전이야 말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우리 축구'가 실현되어야할 무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 2차전에서 각각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고전했다. 내용상으로는 2차전이 1차전보다 더 나빴다. 공격력은 무뎠고 수비는 불안했다. 우승후보라는 수식이 머쓱한 경기들이었다. 부상자도 속출했고 카드를 받은 이들도 적잖았다. 분위기가 좋을 것 없다는 의미다.

중국도 키르기스스탄과의 1차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먼저 실점을 내줬다가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어렵사리 2-1 역전승을 거뒀다. 필리핀과의 2차전도 초반은 허둥댔다. 하지만 분위기를 되찾아왔고 골이 잇따라 터지면서 3-0 완승을 거두고 반전에 성공했다. 부상을 당했던 핵심 공격수 우레이가 2골을 넣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중국은 최근 한국전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 과거에는 '공한증'이라는 단어와 함께 한국을 두려워했던 중국 축구지만 서서히 옛날이야기가 되는 분위기다. 특히 리피 감독 부임 후 치른 최근 2경기에서는 1승1무로 외려 전적에서 앞선다.

한국은 지난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리피의 중국에 0-1로 패했다. 2010년 2월 동아시아대회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7년 만에 중국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자 역대 2번째 패배였다. 2017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다시 중국을 상대한 한국은 2-1로 앞서 가다 경기 막바지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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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뉴욕대학교에서 아시안컵 중국전 훈련을 하며 코치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9.1.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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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전력에서는 한국이 앞선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중국 언론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소한 공포심은 사라졌고, 어느 정도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만남도 여러 가지 모양새에서 중국이 나쁠 것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더더욱 우리 축구에 집중해야한다. 토너먼트 경험이 풍부한 리피 감독은 한국의 조급함에 맞춰 흐름을 전개할 공산이 적잖다.

비겨도 된다는 생각에 마냥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키도 힘들다. '창사 참사' 때 중국은 선제골을 넣고도 이후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해 한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또 맞불을 놓을 것이라 예단하기도 힘들다. 벤투 감독도, 선수들도 다양한 수를 준비해야한다. 결국 '우리 축구'가 관건이다.

벤투 감독은 "상대를 잘 파악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어떤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나 칠레나 우루과이 등 강호들과 대결하면서도 색채가 유지돼 기대감이 커졌는데 정작 아시안컵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전에서는 달라야한다.

토너먼트 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상태니 중국전 결과가 치명타가 되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만약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이후 행보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작지만, 벤투 감독 앞에 놓인 첫 시련이 될 수도 있다.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중국전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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