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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밀착카메라] 눈뜨기 전 '새벽배송' 경쟁에…주택가 '소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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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온라인 유통가에서는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합니다. 업체들마다 밤 늦게 주문해도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받아볼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물론 편리하지만 갈등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 식품 업체의 물류창고입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지만 사람들의 손발이 바쁩니다.

밤 늦게 주문해도 다음날 새벽에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때문입니다.

'새벽배송' 고객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와 1인가구.

[강성주/물류본부장 : 그날 수확한 해산물, 과일을 당일 오후에 물류센터로 입고를 해주시는데요. 고객들에게 그날 밤, 혹은 새벽에 배송해 드리는 게 가장 신선한 상태입니다.]

주문부터 배송 완료까지 주어진 시간은 8시간 뿐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포장을 완료를 해야 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분류를 하는데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초록색 상자에서 꺼낸 것은 초록색 불이 들어와있는 곳에 이렇게 넣고요. 노란 색 상자에 있는 것을 가져와서 노란색 불이 들어와있는 곳에 넣습니다.

배달 장소로 갈 상자들이 포장됩니다.

[박진수/배송직원 : 차도 주간보다 뻥 뚫려있고 저도 편하고요.]

집 현관문까지 무사히 배달을 완료합니다.

'새벽배송'에 신규 진입자들이 생기면서 곳곳에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물류센터는 주택가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잠들 시간인 새벽 2~3시에 없던 작업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새벽배송을 택배기사가 아닌, 일일 아르바이트생들이 담당합니다.

새벽 2시가 넘자 30대가 넘는 알바생 차량들이 몰립니다.

순식간에 주택가 인근이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일일 배송기사 : 문제가 좀 많아요. 저희도 여기서 민원 걸리니까 조용히 좀 해달라고 요청하니까. 차는 좀 아파트 입구 쪽에 못 대게 하고요.]

물류센터 바로 옆 한 가정집입니다.

새벽 2시가 넘었지만 집 안까지 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방 안에 침대를 두고 일가족이 거실에서 잡니다.

새벽배송이 시작된 지난달부터입니다.

[인근 거주민 : 개인 차들이 왔을 때 수레 끄는 소리. 돌에 계속 끌리니까 다락다락. 고3 올라가는데 시끄럽다고 이모 친척 집으로 가야 되겠다.]

배송을 맡는 기사들도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새벽배송은 요청한 곳에 배송을 하는 게 원칙.

정해진 곳에 배송을 하지 않으면 벌점이 부과됩니다.

[일일 배송기사 : 2학년 몇 반 자기 사물함에 넣어주세요라고 (신청했어요.) 제가 새벽에 그 학교에 가서 무서운데 반을 찾아서 겨우겨우 사물함 찾아서 배송한 적이…]

실제 배송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취재진이 직접 일일 배송을 신청해봤습니다.

운전면허 등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뽑혔습니다.

트렁크와 뒷좌석에 오늘 배송해야 하는 물건들을 잔뜩 실었는데요.

첫 번째 배송목적지에 지금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배송을 할때마다 사진을 찍어 업체에 보고해야 합니다.

집 호수와 상품이 사진 한 장에 찍혀야 합니다.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적지 않거나 잘못 적은 고객도 있습니다.

배송업체 측에 문의하면 시도 가능한 비밀번호를 불러줍니다.

비밀번호를 확보하지 못한 곳은 경비실에 호출해야 합니다.

[일일 배송기사 : 경비아저씨들이 자기네들 자는 시간인데, 아니면 휴게시간인데 왜 우리 방해하냐고. 너희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하면서 안 열어줘요. 그냥 무한 대기하는 거. 새벽 5시까지.]

유통가의 배송전쟁으로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웃 주민과 배송기사에게 배려하려는 노력도 필요해보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구혜진, 김준택, 최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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