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영화관 공항이나 기차역까지 직원 없이 기계만 있는 곳들이 많지요. 또 인터넷이나 앱을 통해서만 주문하고 예약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편해서 좋기는 하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운 사람들도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역 대합실입니다.
자동매표소에서도 표를 사거나 환불하는 등 대부분의 업무를 할 수가 있는데요.
하지만 보다시피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업무를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건너편에 있는 사람이 있는 매표소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과 외국인, 할인을 받으려는 군인이 대부분입니다.
[(얼마나 기다리셨어요?) 5분? 6분?]
[10분?]
기계나 카드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직원이 있는 창구를 찾습니다.
[사람 많으면 좀 기다리고 없으면 뭐. 괜찮아. 젊은 사람, 바쁜 사람은 몰라도.]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가게들도 속속 무인화 기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최진영/서울 갈현동 : 세트 메뉴 아니면 저기에 써져 있는 할인하는 거 그런 거 찾아볼 때 그게 어디 있는지 조금 불편했어요.]
서울 종로의 한 패스트푸드점.
기기로 직접 주문을 해야 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방법이 없어.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옆에서 젊은 애들한테 배워가지고 하지. 나이 먹은 사람들 어려워. 나도 몇 번 그냥 나갔었어.]
하지만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기기와 카운터를 오가며 주문을 여러 번 시도하다 포기하는가 하면, 기기 사용법을 점원에게 안내 받는 손님도 많습니다.
결국 점원에게 직접 주문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무인 서비스를 차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커피 한 잔에 2000원이니까 싸잖아. 그러니까 많이 애용하지. 대우해달라는 게 아니고 노인네들을 좀 보호를 해줘야 하는데 어떤 때는 너무 심한 소리를 하고.]
금요일 오후 은행이 한창 붐빌 시간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현재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알 수 있고요.
번호표도 미리 발급을 해서 편리하게 이용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공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밤 10시가 되면 대부분 매표소가 문을 닫고, 무인 발급기만 운영돼, 버스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공항 버스터미널 관계자 : 티켓이요? 안 끊은 사람 많죠. 나이 드신 분들이 제일 많고. 시간이 어느 정도 있으면 기다려주고. (차가) 바로 들어오면 못 기다려주고.]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앱을 통하지 않으면 아예 이용하지 못하는 공공 시설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들이 대표적입니다.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가르치는 강좌도 늘고 있습니다.
[박신애/강사 : (정원이) 20명 정돈데 80명씩 접수를 하시고요. 처음에는 추첨제가 아니라 선착순이었거든요.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시더라고요.]
수강생들 노트마다 수업 내용이 빼곡하고, 쉬는 시간에도 질문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강현숙/수강생 : 엄청 답답했었거든요. 자신감도 생기고 막 이렇게 해보게 돼요. 토핑 위에 뭐로. 자존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고요. 너무 감사드려요. 한마디로.]
대부분 70대 이상의 수강생들은 디지털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정원/수강생 : 이거 없으면 암흑이야. (스마트폰으로) 친구들하고 모여서 가기도 좋고, 외국인하고 번역할 수도 있고 참 좋아요. 그러니까 인생을 새로 사는 것 같아.]
새로운 기술이 모든 이들에게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적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배려하고 노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우수민)
구혜진, 정철원, 최다희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