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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단독] "김정은 친모 고용희,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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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머니인 고용희가 일본 오사카가 아닌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백두산 등정 모습. 왼쪽 사진은 김 위원장의 어머니인 고 씨. /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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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택 조카며느리 "일본과 한국 오가며 우유장사"

[더팩트ㅣ제주=이철영·박재우 기자] "고용희 엄마가 우리 시고모인데, 영희는 일본이 아니고 목포 유달산 근처에서 태어났다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모 고용희(2004년 사망, 고영희로 알려진 고 씨의 이름은 고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에 의해 고용희로 확인 됨)의 출생지가 그동안 알려진 일본 오사카가 아닌 전라남도 목포라는 증언이 나왔다. <더팩트> 취재진은 김 위원장의 외조모의 조카며느리 증언을 확보했다. '백두혈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언제일까. 김 위원장은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갈까. 한라산, 제주도는 김 위원장의 외조부 고 고경택 씨의 고향이다.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김 위원장의 외조부와 친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지난 2014년 고경택 씨의 묘비가 발견된 것이 전부이다. 고경택의 흔적은 인위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더팩트>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김 위원장의 '한라혈통'을 찾아 나섰다. '고경택의 묘비' '고용희 사촌들의 흔적' '고용희의 출생지' '고용희의 모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반응' 등을 취재했다.

고영희의 목포 출생 증언은 김 위원장의 외조부 고경택(1999년 사망) 씨의 조카며느리 및 다수 친인척의 공통된 증언이다. <더팩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제주도 한라산 방문 가능성에 맞춰 지난 11일부터 친모 고용희와 외조부의 친인척들을 수소문했다. 그러던 중 11일 오후 김 위원장의 외할아버지와 친척인 고 모(80) 씨를 제주시 조천읍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고 씨를 통해 또 다른 친인척을 수소문했고, 다음 날인 12일 고용희의 어머니 조카며느리 현 모(92)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제주시 조천읍 모 경로당에서 만난 현 모 할머니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고용희의 태생이 일본 오사카가 아니라고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김 위원장의 어머니 고용희의 태생과 외할아버지 고경택의 일본행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그동안 고경택은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서도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은 1913년 태어나 16세 때인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고, 1999년 사망했다. 고용희는 1952년 6월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이 가족은 1962년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이 같은 사실은 제주도 조천읍에 있었던 고경택의 묘비(허묘: 시신 없이 묘비만 만든 묘)에 '1913년 태어나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 귀천하시어 봉아름에 영면하시다. 사정에 따라 허총을 만들다'라고 적힌 내용과도 거의 같다.

그러나 현 할머니는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의 형 고경찬이 조천읍(면) 면장을 했었다. 일제 당시 공출 등으로 해방 후 인근 지역에서 괴롭힘을 당해 참지 못하고 목포 유달산 인근으로 떠났다"며 "그때 고경택도 목포에서 형인 고경찬의 집에 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다른 친인척과 마을 노인들 역시 현 할머니의 말이 맞다고 했다. 취재진이 조천읍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고경찬 씨는 1940년 4월부터 45년 8월까지 면장을 지낸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현 할머니는 고경택이 목포에 살았고, 거기에서 고용희가 태어났다고 했다. 할머니가 이처럼 고용희의 태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유는 고용희의 어머니가 시고모였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고용희의 어머니의 성(姓)은 한 씨로, 목포에서 용희를 낳고 살다 일본으로 갔다"고 정확히 말했다. 취재진은 그동안 언론에 알려진 고용희의 출생과 방북 등을 거듭 설명했지만, 현 할머니는 "그게 아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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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할머니의 증언은 그동안 고용희의 일본 출생을 완전히 뒤집는 말이다. 취재진은 현 할머니의 말을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확인했다. 현 할머니의 고용희 목포 출생과 관련한 발언과 거의 같은 증언들이 노인정에서 쏟아졌다. 다수의 노인들은 해방 전 고경택이 형 경찬을 따라가 목포에 살았고, 거기서 한 씨와 두 번째 결혼을 해 용희를 낳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이 목포에서 우유공장을 하다가 일본으로 부인과 용희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현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외할아버지 고경택 씨는 1957년에서 1960년 사이 아내 한 씨와 고용희를 데리고 일본으로 갔다. 이후 고경택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우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할머니(자신의 어머니와 고용희 친모 한 씨가 사촌사이)는 "고경택이 일본에서 우유를 싣고 부산에도 여러번 다녀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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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발행된 조선화보 3월호에는 김 위원장의 외조부 고경택(원) 씨의 일가의 수기가 게재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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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또, 현 할머니와 다른 친인척들을 통해 고경택의 월북 과정도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고경택은 한국으로 우유를 가져오는 도중 시고모와 용희 등이 일본에 있다가 조총련을 통해 북한으로 갔다고 들었다. 그래서 자신도 한국이 아닌 북한으로 갔지만, 시고모는 일본에 남아있었고 거기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만약 현 할머니와 다른 친인척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의 어머니 고용희와 관련한 정보를 재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취재진은 현 할머니의 이런 증언이 왜 이제야 나왔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고경택의 친인척들은 그동안 김 위원장과의 연결고리를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의 외할아버지 고경택의 묘가 제주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더욱더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고경택과 먼 친척인 고 모 할머니는 "과거에는 연좌제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했다. 북한과 상황이 좋지 않았던 때 모른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세상은 아니지 않느냐"고 과거 불안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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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할머니는 "고용희 아버지인 고경택은 한국으로 우유를 가져오는 도중 시고모와 용희 등이 일본에 있다가 조총련을 통해 북한으로 갔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자신도 한국이 아닌 북한으로 갔지만, 시고모는 일본에 남아있었고 거기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제주=박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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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고경택의 형인 고경찬의 딸 고 모 씨가 제주시에 거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 할머니의 말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찾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고용희 목포 출생'이라는 새로운 증언을 문서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내용이다. 취재진은 고용희의 오사카 출생이 사실인지 국가정보원을 통해 확인해 보기로 했다.

13일 국정원 대변인은 '고용희 출생 관련해서 국정원 정보라고 보도된 것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저희는 사실 언론 보도 대응을 하지 않는다. 그게 만약 나왔다면, 국회 정보위 차원에서 의원들이 제공하는 정보일 듯"이라고 짧게 답했다. '고용희 출생이 일본 오사카가 맞는지 확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그런 건(말할 수 없다). 김정일 어머니 김성애 건도 연락이 왔었지만 (답변)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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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그린 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의 묘지 그림.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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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 친모의 목포 출생 증언과 관련해 "국정원 입장은 오사카를 대체할 만한 의미 있는 설은 없다는 것"이라며 "지라시(제주 출생)로는 돌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것들은 없다. 오사카로 대체할 만한 근거는 없다. 오사카는 자료들이 있다. 그 자료는 근본적으로 변경될 것 같진 않다"고 그동안 알려진 사실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외조부와 친모 고용희와 관련해 조사하고 고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를 몇 차례 만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증언하신 분들 이야기가 상당히 신뢰할 만한 것 같다"고 했다. 취재진은 증언 영상을 정 수석연구위원에게 보냈고, 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새로운 사실의 발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 제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기존의 '일본에서 태어나 생활했다'는 설을 뒤집는 것으로 '남한 출신이다'로 논리를 뒤집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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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의 초상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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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정 수석연구위원을 통해 김 위원장의 친모를 취재했던 데일리NK 고영기 도쿄 지국장이 입수한 일본 문서 메모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모에 따르면 고용희는 1952년 6월 25일에 태어났고 이름은 고희훈, 일본 이름으로는 '다나카 히메'이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의 자료에는 출생지가 오사카시 텐노지구로 돼 있다. 그런데 고용희라는 사람을 등록한 것은 1961년 7월 14일"이라면서 "52년 직후에 출생신고를 했으면, 오사카가 (출생한 것이) 바르다고 볼 수 있는데 9년 후에 출생신고를 했다. 따라서 (오사카 출생이) 이게 아닐 수도 있다. 할머니들 증언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신뢰 할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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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데일리NK 도쿄 지국장 고영기 씨가 입수한 자료를 메모한 것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출생 후 9년 뒤인 1961년 7월 14일에야 당국에 신고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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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수석연구위원은 "만약 고용희가 목포 출신이라고 하면, 언젠가는 김 위원장이 내 어머니도 남조선 출신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과거를 밝힐 시점에 와서 생년월일 등과 함께 자신의 어머니가 남조선 출신임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고용희 출생지가 목포라는 게 남북화해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의 외조부 친인척들은 취재진에게 밝힌 내용을 그동안 왜 꺼내지 않았을까. 정 수석연구위원은 알고는 있었어도 남북관계가 안 좋았으니까 부담때문에 공개를 못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되고 김 위원장의 답방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제 올 지 모르지만, 이제는 공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정 수석연구위원은 고영희로 이름이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고용희'가 맞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고영희가 아니고 고용희가 맞다. 처음에 고영희로 잘못 알려져 있어서 지적했고. 그게 확인됐다. 후지모토 겐지가 제게 준 사진에서도 고용희가 1952년 6월 25일로 돼 있다. 그리고 여러 증언하고 다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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