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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배터리 없는 초소형 자외선 센서 개발… 佛 로레알이 미용 용도로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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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화상(火傷)을 입고 심하면 피부암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햇빛 노출 시간이 너무 적으면 비타민D 결핍에 빠지며 습진이나 건선도 악화된다. 한·미(韓美) 과학자들이 더도 덜도 말고 꼭 필요한 만큼만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체 어느 곳이나 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자외선 센서를 개발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와 광운대 김정현 교수 공동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배터리가 필요 없는 초소형 자외선 센서를 개발해 야외 실험에서 기존 장비와 성능이 같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지난달 출시한 자외선 센서 ‘마이 스킨 트랙 UV’. 지름 12㎜, 두께 6㎜ 원형으로 클립에 끼워 목걸이로 착용하거나 옷이나 가방에 부착할 수 있다. /로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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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지름 8㎜에 두께 1㎜, 무게 50㎎의 초소형으로, 피부나 손톱은 물론, 옷이나 가방 어느 곳이든 부착할 수 있다. 방수(防水) 기능이 있어 해변에서 사용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연구진은 햇빛이 강한 플로리다와 브라질에서 각각 13명과 9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수영을 하거나 선탠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을 때 고가(高價)의 기존 자외선 측정 장비와 같은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외선 센서가 이토록 작아진 것은 배터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김정현 교수는 "센서가 자외선을 받으면 전류가 발생하는 원리여서 배터리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센서에서 발생한 전기신호는 교통카드와 같은 근거리 무선 통신으로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스마톤의 앱(응용프로그램)은 수신한 전기신호의 세기를 토대로 자외선량을 계산한다. 공동 제1저자인 노스웨스턴대 허승연 연구원은 "신생아의 황달 치료에서 빛의 양을 측정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뿐 아니라 미용 분야에까지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에 의해 미용 용도로 상용화됐다. 로레알은 지난달 파장이 다른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제품인 '마이 스킨 트랙 UV(자외선)'를 출시했다. 크기는 지름 12㎜에 두게 6㎜로 조금 커졌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이브 베하가 클립에 끼우는 형태로 디자인했다. 목걸이나 옷, 가방의 장신구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미국 애플 스토어에서 59.95달러에 시판 중이다. 로레알은 "센서와 연동된 앱은 사용자의 피부 형태나 선크림 종류, 옷차림에 맞춰 적절한 자외선 수치를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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