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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F] 혈액의 색깔 변화 감지해 10분 만에 암세포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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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0분 만에 암세포의 유무(有無)를 알아낼 수 있는 획기적인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 번거로운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도 암을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불편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검사가 쉽고 자주 할 수 있어 암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호주 퀸즐랜드대 매슈 트라우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암세포의 DNA 돌연변이를 10분 만에 알아내는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번 검사는 암세포 유무만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암이 확인되면 추가 검사로 암세포의 종류와 발생 위치를 확인하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DNA에서 메틸기(CH₃)라는 부분의 변화에 주목했다. DNA의 메틸기는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정상 DNA에는 메틸기가 곳곳에 퍼져 있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지만, 암에 걸리면 오직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유전자에서만 메틸기가 작동한다. 연구진은 DNA에 메틸기가 적을수록 금 나노입자에 대한 흡착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정상 DNA의 흡착력은 1~2% 수준이었던 반면 암 DNA의 흡착력은 21%였다. 이로 인해 색이 달라졌다.

금 나노입자를 녹인 물은 분홍색이다. 정상 DNA가 들어있는 혈액을 이 물에 넣으면 DNA끼리 엉켜 붙으면서 물 색깔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반면 암 DNA를 넣자 DNA가 금 입자에 달라붙으며 물은 분홍색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유방암·전립선암·대장암·혈액암 등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해 90%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며 "매우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이라 암 진단에 쉽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환자가 몸에 멍울이 잡히거나 불편한 증세가 나타나야 의사를 찾고 암으로 의심되는 부분의 조직을 채취해 검사를 한다. 아직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혈액검사는 증세가 없어도 암 진단이 가능해 암 발병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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