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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유료 게임아이템 논란 때문에… 국감 출석한 김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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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엔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대표 출석을 요구한 손혜원 민주당 의원 등 여러 의원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은 사행성 요소가 크다"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사용자들이) 낮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2000~3000원씩 반복적으로 결제하다가 돈까지 빌리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은 카지노 슬롯머신"이라고 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도 "청소년들의 확률형 아이템 결제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청소년 유료 결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베팅(돈 걸기)을 하는 도박과는 다르며 게임 내에서 사행성을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게임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이 지난 1년간 총매출액 1조5000억원을 올린 인기 게임이다 보니 김 대표를 대표로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획득 확률 '0.00001%' 아이템…장관 "규제 강화하겠다"

사행성 논란이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은 일종의 '뽑기'형 유료 결제다. 돈을 내면 게임 회사에서 정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온다. 무작위 아이템의 종류는 수십 가지에 달하고 아이템의 가치도 제각각이다. 예컨대 게임에서 '랜덤박스'라는 아이템을 현금 1000원을 주고 사면 이 안에 50%의 확률로 망치, 40% 확률로 칼, 9% 확률로 총, 1% 확률로 바주카포가 나오는 식이다.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울 강력한 무기를 원하는 사용자는 바주카포를 얻기 위해 1000원짜리 랜덤박스 100개를 사게 된다는 게 의원들의 주장이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소수의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은 '몇만 분의 1' 수준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경우 확률이 가장 낮은 아이템이 '0.00001%'이다. 또 PC 게임은 유료 결제 한도가 한 달 50만원 이하로 제한되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런 제한이 없어 실제로 일부 이용자가 큰돈을 쓰기도 한다. 일부 유튜버(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해 몇백만원을 썼다"는 자극적인 동영상을 올린다.

조선비즈



이날 의원들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현재 각 업체는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해 아이템별 획득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자율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행성 방지를 위해 지금보다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국내 기업 역차별로 경쟁 뒤처질 수도"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국내 게임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무료 다운로드 후 확률형 아이템 판매'는 전 세계 게임업체들의 수익 모델로 굳어졌다. PC 게임의 경우 과거엔 게임 CD를 장당 4만~5만원에 판매했고 PC 온라인 게임은 매달 1만~2만원 정액 요금을 내고 사용한다. 하지만 1년에 수만개 게임이 나오는 모바일 시장에선 우선 게임을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일부 마니아들의 유료 결제로 수익을 얻는 방식이 정착됐다. 리니지M뿐 아니라 핀란드 수퍼셀의 대박 게임 클래시로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카드 게임 하스스톤 같은 인기 해외 모바일 게임도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도 해외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아이템 규제 강화도 국내 게임에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

PC·모바일 게임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뽑기' 형태의 게임 아이템. 이용자가 일정한 금액을 내면 게임 회사에서 정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온다. 무작위 아이템의 가치는 지불한 결제 금액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임경업 기자(u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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