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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클릭! 별난 여행] 이제 몸무게 100㎏ 넘으면 산토리니서 당나귀 못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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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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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뚱뚱한 관광객은 그리스 산토리니섬에서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없다. 그리스 정부가 몸무게가 100㎏이 넘는 관광객은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그리스 산토리니의 피라 마을에서는 동물 학대를 야기하는 관광객의 당나귀 체험 중단을 요구하며 산토리니 동물복지단체가 시위했다. 성수기인 여름이 되면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한 하얀 건물과 풍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 수천 명이 이곳 피라 마을을 방문한다. 문제는 관광객들이 600여 개 계단으로 이뤄진 가파른 언덕을 당나귀를 타고 올라간다는 데 있다.

산토리니 동물복지단체는 당나귀들이 비만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느라 혹사당하고, 매우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다며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가운데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동물복지단체와 당나귀 소유주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 피켓을 들고 행진하며 평화시위를 하는 참가자들을 저지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진 것. 이 과정에서 당나귀 소유주의 과격한 언행과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확산되며 이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일으켰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동물 복지 개선을 위한 성명과 함께 동물 학대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내용에 따르면 동물 위에 짐을 적재할 경우 동물의 크기, 나이,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100㎏ 또는 동물 몸무게의 5분의 1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당나귀 소유주는 동물의 건강 상태를 보장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병들거나 부상한 동물을 노동시켜서는 안 된다. 또한 적절한 음식과 물, 깨끗한 숙소에서 하루에 1회 이상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7월 시위에 참가했던 자원봉사자는 "당나귀에 대한 이러한 동물 학대는 수십 년간 지속돼 왔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매우 큰 발전"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덕분에 시위가 성공할 수 있었다. 새로운 법안이 개정되리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리스 정부의 이번 행보가 가장 큰 성과라는 말을 덧붙였다.

[소수현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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