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사설] 한·유럽 정상외교에 도우미 역할 톡톡히 한 한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 콘서트'를 관람했다. '한국 음악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서트에서는 거문고와 판소리, 색소폰, 드럼, 기타가 어우러진 퓨전 음악과 K팝이 공연됐는데 프랑스 체육부 장관과 전 문화부 장관 등 정·재계와 문화예술계 인사 4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콘서트에는 대표적인 한류 스타 방탄소년단(BTS) 공연도 있었다. BTS는 우리나라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200' 전체 1위에 두 번이나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아이돌 그룹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유엔 유니세프 행사에 참석해 감동을 주는 연설로 주목을 받았고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는 등 한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날 BTS 등장으로 콘서트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고 문 대통령은 이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류의 높은 인기는 유럽 각국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외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외에서 벌어들인 음향과 영상 관련 서비스 수입이 8180만달러로 2016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주춤했다가 BTS 등 한류 스타들이 미국과 유럽 등 대중음악 본고장으로 진출하며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음향과 영상 관련 서비스 흑자는 2억35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세계로 확산되는 한류 문화의 가치를 돈으로만 따질 수 없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외교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직전인 8일 국무회의에서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BTS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탈리아와 바티칸, 벨기에, 덴마크를 방문해 정상외교를 펼친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원과 지지를 호소할 텐데 유럽에 부는 한류 바람이 앞으로도 외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기를 바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