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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독자개발 75t급 엔진 달고… 시험용 발사체 내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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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우주로켓 누리호의 엔진 시험용 발사체가 다음 달 25일에서 31일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정부는 기상 상황을 고려해 10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기간을 발사 예비일로 정했지만 사실상 다음 달 25일을 발사일로 정하고 막바지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시험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75t급 액체연료 엔진의 성능을 처음으로 실제 환경에서 검증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시험 발사가 성공할 경우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 '8부 능선'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진력이 75t급 이상인 중대형 엔진을 독자 개발한 국가는 아직 9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과학계 일부에서는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대형 발사체 사업에만 매달릴 경우 향후 소형 위성 발사체 시장과 같은 민간 우주 시장에서 경쟁국에 뒤처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초소형 위성이 발전하면서 발사체 크기도 줄어드는 추세인데 우리만 유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 발사체 발사 개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산 우주로켓 개발 8부 능선 넘는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 위성을 600~ 800㎞ 상공 지구 저궤도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 발사체다. 2021년 발사가 목표다. 다음 달에는 누리호에 들어가는 75t 엔진을 하나만 장착한 1단형 시험 발사체를 발사한다. 시험 발사체는 로켓이 지상에서 안정적으로 이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우주 궤도까지 오르지 않는다. 대신 발사 이후 160초가량 비행해 100㎞ 고도를 돌파하고, 600초 뒤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사이 공해상에 떨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외부 전문 평가단을 꾸려 실제 비행 거리와 최대 도달 고도, 낙하 위치 등 비행 데이터를 분석해 한 달 뒤 성공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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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달 초 나로우주센터센터 종합조립동에서 시험 발사체 조립을 끝냈다. 지난 6일에는 로켓 엔진 성능을 확인하는 3차 시험까지 무사히 통과하며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항우연은 3차 연소 시험에서 실제 비행 연소 시간(148초)보다 긴 154초 동안 안정적으로 엔진을 가동해 발사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옥호남 항우연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발사체는 조립이 끝날 때까지 수차례 설계 변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이번 시험 발사체는 설계가 정확하게 이뤄져 7개월 만에 큰 문제 없이 조립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험 발사체 발사 경험은 오는 2021년 두 차례 진행할 누리호 발사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발사체와 비슷한 형태의 로켓을 조립하는 경험을 통해 제작 과정을 점검할 수 있고, 조립 공정을 정밀하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우연은 최근 종합조립동에서 시험 발사체 조립이 끝나자마자 같은 곳에서 본 발사체 조립에도 착수했다. 이상률 항우연 부원장은 "누리호 개발에 성공하면 위성 발사를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땅에서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며 "향후 국제우주정거장, 달 탐사와 같은 다양한 우주개발 국제 협력에도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형 발사체 개발도 함께 추진해야"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지난 2010년 우리 손으로 상업 위성을 쏘아 올리고 우주개발 사업을 수행하자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그 사이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지만 핵심인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들여와 더 이상 국산 발사체로 개발하지 못했다. 2021년 발사하는 누리호가 사실상 첫 국산 우주 발사체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3단형 대형 발사체 개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소형 발사체 개발도 동시에 진행해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초소형 위성이 지구 관측과 우주탐사에 폭넓게 활용되면서 로켓도 소형화의 길을 가고 있다. 이 때문에 화성이나 달 탐사급의 사업이 아니라면 누리호와 같은 대형 로켓을 개발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만약 다음 달 발사하는 시험 발사체도 처음부터 온전한 소형 발사체로 개발했다면 75t 엔진 검증과 함께 초소형 위성용 발사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더 강력하고 큰 발사체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우주산업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소형 위성 발사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나오고 있다"며 "발사체를 개발하며 얻은 기술을 활용해 상업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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