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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F] 유전자 가위로 근육 손상 앓는 개 치료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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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개에게서 치명적인 근육 손상을 일으키는 '불량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생쥐와 인간 세포에서 같은 방법이 적용된 적은 있지만 개와 같은 대형 포유동물에서는 처음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사람에서도 같은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릭 올슨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듀센(Duchenne)형 근위축증에 걸린 비글 종(種)에 유전자 가위를 주입해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교정했다"고 발표했다.



조선비즈

듀센형 근이영양증에 걸린 비글들(위). 유전자 가위로 질병 유전자를 제거하자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이 다시 증가했다(아래). /영국왕립수의대·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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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이다. 듀센형 근위축증에 걸리면 근육세포를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디스트로핀'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는다. 전 세계 환자 수는 30만명 정도인데 대부분 20대에 심장 근육 기능이 멈춰 사망한다.

연구진은 근위축증에 걸린 생후 1개월 비글 2마리에 유전자 가위를 실은 무독성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8주 후 몸속 근육세포를 보니 디스트로핀이 정상적으로 합성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상 개와 비교해 디스트로핀 합성이 심장에서 92%, 횡격막에서 58% 정도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가 불량 유전자를 잘라내 정상 유전자로 대체되면서 단백질이 생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생쥐에서 근위축증을 야기하는 유전자를 바꿔 치료에 성공한 바 있다. 올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발전시키면 근위축증을 앓는 환자들이 심장 박동 기능 소실이나 횡격막 호흡 기능 약화로 사망하는 비극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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