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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美 대통령 선거 개입했던 러시아 댓글부대, 트윗봇과 함께 미국민에 '백신괴담' 퍼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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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던 러시아 댓글 부대가 미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에 대한 공포까지 조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민들은 원래 백신 접종에 대부분 긍정적인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백신에 대한 찬반 의견이 50대50이 되면서 백신 괴담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브로니아토프스키 교수 연구진은 지난 23일 국제 학술지 '미국 보건학 저널'에 "트위터에서 러시아 댓글 부대와 자동으로 트윗을 올리는 악성 프로그램인 트윗봇이 백신 접종에 대한 괴담을 집중적으로 유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올 상반기 미국에서는 지난해 전체보다 더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지만 백신 괴담의 영향으로 백신을 맞지 않는 어린이가 증가했다. /미 포트웨인시 보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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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글 170만건을 조사했다. 일반인들은 평균 550건 트윗을 올린 반면, 러시아 댓글 부대와 트윗봇으로 추정되는 계정은 22배 많은 1만2000건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과 관련된 트윗 899건은 상당수가 러시아 관련 계정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댓글 부대는 무조건 백신이 나쁘다는 글만 올리지 않고 찬반 의견을 반반씩 올렸다. 이는 백신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등하다는 이미지를 줘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미국민들을 반대 여론에 경도되도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퍼뜨린 백신 괴담은 미국 보건 시스템과 의료 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을 뿐 아니라 미국 사회의 분열까지 유도했다. 백신이 안전하지 않지만 제약사나 정부의 이익을 위해 강제 접종을 한다는 식의 괴담을 민감한 인종·종교·계급·동물복지 이슈와도 연결한 것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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