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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발사각의 역설, 양의지는 대충 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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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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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의 안방마님이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 주전 포수인 양의지는 한 가지 의심(?)을 받고 있다. "설렁 설렁 치는 것 같은데 공이 멀리 나간다"는 편견이다.

실제 양의지가 치는 장면을 보면 절대 힘을 줘 세게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치기 귀찮아 휘두르는 듯이 스윙을 한다. 그런데 그의 배트에 맞은 공은 비거리가 상당하다. 양의지의 올 시즌 장타율은 6할9리나 된다.

양의지는 항변한다. "난 정말 정성을 다해 힘껏 치고 있다." 보이는 것만으로는 믿기 힘들지만 데이터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배럴 타구가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상적 각도와 스피드가 장타와 안타 확률을 높인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맞춰 한국 프로 야구에서 안타 확률 50% 이상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구를 따로 측정해 보았다.
그렇게 해서 나온 한국형 배럴 타구의 기준은 타구 속도 시속 155~160km, 발사각 22.5~35.0도 & 타구 속도 시속 160~165km, 발사각 20.0~37.5도 & 타구 속도 시속 165km 이상, 발사각 17.5~40.0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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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픽은 양의지의 타구 발사 각도별 타율을 나타낸 것이다.

양의지가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구간은 발사 각도 11도에서 20도 사이다. 이 구간에서 6할5푼6리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높은 구간은 21도에서 30도 사이다. 이 구간에서도 5할이 넘는 5할9푼2리를 기록했다.

일단 두 번째 높은 구간을 살펴보자. 한국형 배럴 타구에 비춰 봤을 때 21도에서 30도 사이의 타구가 5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기 위해선 평균 타구 속도가 160km에서 165km는 나와야 한다.

팀의 평균 타구 스피드가 시속 140km를 조금 넘지 못하는 한국 프로 야구에서 대단히 빠른 스피드가 동반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가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구간인 11도에서 20도는 장타가 나오기 힘든 구역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이 구간에서 가장 강했다. 그만큼 빠른 타구 스피드를 보여 줬다는 걸 뜻한다. 양의지가 정말로 힘껏 공을 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양의지는 일반적인 좋은 발사각(20도에서 30도 사이)이 아니어도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파워를 지닌 타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대표 팀에서도 기대가 되는 이유다. 낯선 투수를 상대로도 힘 있는 타구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일단 하위 타순에 배치될 확률이 높다. 그가 하위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 준다면 대표 팀 공격력은 한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자신에게 온 공을 누구보다 세게 받아치고 있는 양의지에게 기대를 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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