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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스타선수도 분위기 해치면 아웃…'카리스마 형님'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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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감독 시절 보싱와 등 제외

기자회견서 불편한 질문 나오면 대답안해

키 1m75cm 작지만 UFC 선수처럼 단단

23일 취임 기자회견, 27일경 명단 발표

중앙일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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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링~ 띠리링~”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식당에서 적막을 깨고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스타 플레이어 루이스 나니의 휴대폰에서 나온 벨소리였다.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었던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는 대회기간 중 공식 석상에서 선수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 시켰다. 벤투 감독은 나니에게 다가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휴대폰을 넘겨받은 벤투 감독은 그대로 쓰레기통에 휴대폰을 버렸다고 한다.

벤투 감독의 측근이 전해준 이야기다. 대표팀 내부 사정은 비공개라서 진위여부를 확인할 순 없지만, 실제였다면 벤투 감독의 불같은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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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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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한국축구대표팀 새 감독에 오른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카리스마 형님’이다. 제 아무리 스타 선수라도 팀 분위기를 해치거나 기강을 깨면 바로 ‘아웃’이다.

열혈남 벤투의 성격이 공개적으로 알려진 적도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던 2011년 히카르투 카르발류와 조세 보싱와의 정신상태를 지적하며 대표팀에서 빼버렸다. 당시 카르발류는 명문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보싱와는 잉글랜드 첼시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카르발류는 대표팀 주전경쟁에서 밀리자 훈련캠프를 무단이탈했고, 보싱와는 인터뷰를 통해 벤투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벤투 감독은 둘 없이 유로2012에서 4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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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가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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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감독 시절 팀이 승리해도 기자회견장에서 좀처럼 웃지않고 인상을 팍 썼다. 불편한 질문이 나오면 대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평가해달라’고 물으면 “선수 개인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엄격한 규칙에 따라 대표팀을 관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지난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벤투 감독은 키는 1m75cm로 크지 않지만 외모와 말투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과장을 좀 보태면 종합격투기 UFC 선수처럼 단단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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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가운데) 감독이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코스타 수석코치, 쿠엘료 코치,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왼쪽부터) 등 4명의 전문코치가 동행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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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측근은 “한국축구대표팀은 최근 특유의 정신력이 사라졌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 4강 당시 한국선수단을 휘어잡은 반면, 2003년 포르투갈 출신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은 너무 순해서 실패했다. 벤투 감독의 카리스마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수퍼스타 호날두는 “포르투갈 스포르팅에서 선수로 함께 뛰었을 때와 감독으로 만났을 때 캐릭터가 그대로다. 우리 선수들은 그를 위해 뛰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벤투 감독의 다혈질 성격이 역으로 화살로 돌아온 적도 있다. 최근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에서 성적부진과 불화 탓에 중도경질됐다.

한편 벤투 감독은 초반부터 광폭행보다. 23일 취임 기자회견을 하루 미루고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포항전을 관전한다. 25일에는 수원-경남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자신의 데뷔전인 9월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 평가전에 선수를 직접 선발하길 원하고 있다. 다만 27일경 명단발표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벤투호 1기’는 러시아 월드컵 멤버를 중심으로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발탁 여부도 관심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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